김동표기자
무비자 입국 허용·엔저 현상이 맞물려 일본을 찾는 한국 여행객이 늘고 있는 가운데 후쿠오카의 한 초밥(스시)집에서 '고추냉이(와사비) 테러'를 당한 한국인의 사연이 알려지며 논란이 일고 있다.
8일 네이버의 여행 관련 한 카페에는 '후쿠오카 스시집 와사비 테러 당한 것 같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해당 글에 따르면 작성자 A씨는 지난 4일 후쿠오카에 있는 한 유명 초밥집의 지점을 방문했다. 30분가량 줄을 선 끝에서야 겨우 입장할 수 있었다.
A씨는 "이것저것 많이 시켜 먹다 보니 어느 순간부터 와사비 양이 너무 너무 많아서 못 먹을 정도였다. 도저히 이상해서 먹다가 열어보니 와사비를 아주 한 숟가락 넣었더라"고 했다. 해당 글에는 밥 위에 와사비가 얹힌 초밥 사진이 첨부됐다.
그는 "사진에 표현이 잘 안 되는데 (와사비의 양이) 정말 많아서 가족들이 모두 놀랐다"며 “한국인 손님이 대부분이었는데 정말 화가 많이 났다"고 했다.
A씨는 정황상 초밥집의 고의적인 행위로 판단했다. 그는 "(해당 가게의) 실수일 수도 있다고 생각하고, 제가 틀렸을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이후 아르바이트생이 가지고 간 접시를 본 쉐프의 얼굴을 보니 고의성이 있다고 판단했다"고 했다.
일본어가 서툴렀던 A씨는 해당 가게에 이의 제기도 제대로 할 수 없었다. A씨는 "지도앱에 후기에 올려보라"는 네티즌들의 의견에 따라 '와사비 테러' 추정 사진을 해당 식당 후기란에 올렸다.
해당 식당 측은 "우리 가게에서 이런 요리는 있을 수 없다. 장난으로 생각된다"며 "사이가 좋아 보여 다행이다. 여행을 부디 즐겨달라"고 답변을 남겼다.
일본을 여행하는 한국인의 '와사비 테러' 논란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 7월에도 일본에 거주하는 한국인 여성이 도쿄 긴자의 유명 초밥집을 방문했다가 와사비 테러를 당했다는 사연이 전해졌다.
2016년 오사카의 한 유명 초밥 체인점에서는 한국인 손님이 시킨 초밥에 와사비를 듬뿍 넣은 뒤 손님이 매워하는 모습을 조롱해 논란이 일었다. 당시 이 가게는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사과했다.
한편 코로나19 유행으로 막혔던 하늘길이 하나둘 풀리면서 해외를 향하는 한국인이 크게 늘었다.
인천국제공항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인천공항 연간 이용객은 1786만 9759명으로, 코로나19 유행 후 최저치를 찍은 2021년(319만8909명) 대비 460% 증가했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일본과 동남아시아 출발·도착 승객이 크게 늘었다. 인천공항에서 일본으로 향하거나, 일본에서 돌아온 여객은 총 218만8605명으로 2021년 대비 1353% 급증했다.
야놀자에 따르면 지난해 10∼12월 일본 숙소 거래액은 2019년 동기 대비 482%, 일본여행 예약 건수가 295% 늘었다.
인기 여행 도시는 오사카로, 일본 여행객 10명 중 4명(41%)이 찾았다. 이어 도쿄(27%), 후쿠오카(22%), 교토(6%), 삿포로(4%) 순이었다.
김동표 기자 letmein@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