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F-35 구매 입찰 신청, 다른 대안없어'…美는 무반응

"美 정부, 내년 7월까지 답변 기대"
中과 군사훈련 재개…美서 수출에 부정적

[이미지출처=EPA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 태국 정부가 미국 측에 최신예 스텔스 전투기인 F-35 구매 입찰을 신청했다고 밝힌 가운데 미국 측은 무반응으로 일관하고 있다. 태국이 최근 중국과 공동군사훈련을 재개하며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줄타기 외교를 벌이면서 미국정부 안팎에서 F-35 수출에 부정적인 입장이 나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5일 태국 현지매체인 방콕포스트에 따르면 알롱꼰 반나롯 태국 공군사령관은 전날 열린 공군 행사에서 "F-35 구매 입찰을 신청했으며 구매 방침에도 변함이 없다. 내년 1~7월 사이에 미국 정부의 답변이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어 "플랜B는 갖고 있지 않다"며 "만약 F-35 판매와 관련해 미국정부에서 어떤 신호가 나오면, 그 후에 대안을 살펴볼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태국 공군은 30년 이상 운용한 기존 F-5기를 대체할 새로운 전투기가 필요하다며 미국 록히드마틴사의 최신예 스텔스 전투기인 F-35를 최대 8대 구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미국정부는 아직까지 뚜렷한 입장을 내놓지 않았고 전투기 판매를 위한 실사 등도 진행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미국 정부 안팎에서는 태국으로의 F-35 수출에 부정적인 입장이 나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14년 군부 쿠데타로 집권한 태국의 친중정권이 중국과의 군사협력을 강화하는 상황에서 기술유출 우려가 큰 첨단 전략무기를 수출할 수 없다는 것이다.

앞서 태국은 지난 8월 코로나19로 그동안 중단됐던 중국과의 연합공군훈련을 3년만에 재개했으며, 중국산 탱크와 잠수함, 상륙강습함 등을 잇따라 구매해 미국을 자극한 바 있다.

태국 야권에서도 F-35 도입 반대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경제난이 심화된 상태에서 막대한 예산이 필요한 스텔스 전투기 도입 이전에 민생지원이 우선돼야한다는 입장이다. 이에따라 태국 하원은 지난 8월 F-35 전투기 구매 예산 중 일부인 3억6900만바트(약 138억원)만 승인했다. 1기당 1000억원 이상을 호가하는 F-35 구매에는 턱없이 부족한 예산이다.

알롱꼰 사령관은 "전투기 구매를 위해 공군 예산을 효율적으로 사용하고 다른 부분 지출을 줄이고 있다"며 "F-35 전투기는 기존 주력기종인 F-16 전투기 3대의 전력에 맞먹기 때문에 구매할 가치가 크다"고 강조했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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