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반전 끝나자 텅텅 빈 자리 … 카타르 ‘관중 동원’ 의혹

경기 끝날 무렵 관중석 30%가량 비어
외신 “돈으로 관중 살 수 있지만, 열정적인 응원은 못 사”

20일(현지시간) 카타르 알코르 알바이트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카타르와 에콰도르의 개막전 경기. 후반 시작임에도 홈팀 카타르가 0-2로 끌려가자 관중석에 빈자리가 늘어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윤슬기 기자] 2022 카타르 월드컵 개막전에서 수많은 관중이 경기가 종료되기 전 자리를 뜬 것을 두고 카타르가 관중을 동원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미국 스포츠 전문 매체 ESPN은 21일(한국시간) "많은 카타르 홈 관중들은 개막전 전반전을 마친 후 경기장을 떠났다"며 "스코어가 0-2라서 역전의 가능성이 남아있다는 점과 월드컵 개막전이라는 특수성을 고려하면 이례적인 일"이라고 전했다.

카타르는 이날 알코르 알바이트 스타디움에서 열린 카타르 월드컵 개막전 조별리그 A조 에콰도르와 경기에서 0-2로 패했다. 월드컵 92년 역사상 개최국이 첫 경기에서 진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이날 카타르는 유효슈팅을 단 1개도 기록하지 못하는 등 기대 이하의 경기력을 보였다.

카타르는 전반 16분에 첫 골을 허용했고, 전반 31분에 추가 골을 내줬다. 이날 경기장은 킥오프 전 만원 관중인 6만명이 들어찼지만, 하프타임이 되자 경기장엔 빈자리가 보이기 시작했다. 경기가 끝날 무렵엔 관중석의 30%가량이 빈 상태였다.

이에 대해 일각에선 애초부터 축구에 관심 없던 이들이 관중으로 동원된 것이라고 해석하고 있다. 특히 월드컵 개막 전부터 상대적으로 카타르의 관중 동원력이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기도 했는데, 약 280만명의 카타르 인구 중 카타르 국적자는 약 30만명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ESPN은 "카타르는 자국민 인구가 약 30만명 밖에 되지 않으며, 이마저도 노인과 유아를 포함한 수치"라며 "카타르 축구대표팀을 응원하는 팬들로 6만7372석의 경기장을 채우기는 어려웠을 것이며 아마도 대다수가 축구에 큰 관심이 없는 사람들이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ESPN은 "카타르는 이번 대회를 준비하면서 약 2200억달러(약 296조원) 이상을 지출했으며, 이는 이전에 열린 8번의 월드컵 유치 비용보다 두 배 이상 많은 금액"이라며 "카타르가 관중을 돈으로 살 순 있지만, 열정적인 응원까지는 살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윤슬기 기자 seul97@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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