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올랐다고? 내 이자, 하룻밤 사이에 6%로'

주담대 4억5000만원, 1년새 금리 3.77%→6.01%로
매달 상환액만 60만원 늘어

9월 코픽스 10년만에 최고 수준
상승분 즉시 반영한 시중은행

주담대 금리 최대 6.49%까지 상승

11월에도 주담대 금리 추가 상승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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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양천구 목동에 사는 정민성씨(46)는 18일 주거래 은행에서 온 대출금리 안내 문자를 보고 눈을 의심했다. 휴대폰에 찍힌 금리는 6.01%. 1년 전인 작년 10월 정씨가 이사하면서 주택담보대출(주담대) 4억5000만원을 받을 때만 해도 3.77%였다. 그때만 해도 원리금은 210만원 정도였다. 변동금리를 선택한 정씨는 6개월마다 새 금리를 통보받는다. 정씨는 "올해 4월에 4.33%가 됐다고 했을 때도 금리 상승기라 어쩔 수 없다고 생각했는데, 오늘 갑자기 6%대로 올랐다고 하니 믿을 수가 없다"며 "한 달 원리금 상환액만 270만원으로 늘었다"고 했다.

정씨의 주담대 금리가 이렇게 큰 폭으로 오른 건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 상승 때문이다. 코픽스는 주담대 변동금리의 기준인데, 은행연합회가 17일 발표한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9월분)는 3.40%로, 10년2개월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전달보다 0.44% 상승했다.

코픽스는 국내 8개 은행이 조달한 자금의 가중평균금리다. 은행이 실제 취급한 예·적금, 은행채 등 수신상품의 금리 변동이 반영된다. 코픽스가 떨어지면 그만큼 은행이 적은 이자를 주고 돈을 확보할 수 있어서 대출금리도 낮아지고, 코픽스가 오르면 그 반대로 움직인다.

시중은행의 주담대 변동금리는 코픽스 상승분을 정확하게 반영한다. 지난해 10월 발표된 코픽스는 1.16%였는데 1년 만에 2.24%포인트 상승하며, 정씨의 대출금리도 이 추이를 따라 똑같이 올랐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5% 포인트 올리면서 부동산 거래시장의 빙하기가 장기화될 것으로 보인다. 13일 서울 시내 한 아파트 인근 신호등에 빨간불이 켜져 있다.

기존 대출자뿐만이 아니라 신규 대출을 받아야 하는 이들도 날벼락을 맞았다. 하룻밤 사이에 주담대 금리가 껑충 뛰었기 때문이다. 18일부터 시중은행의 주담대 금리는 전날보다 0.44%포인트 올랐다. 코픽스의 전달 대비 상승 폭의 영향을 그대로 받았다.

하루 만에 국민은행은 4.65~6.05%→5.09~6.49%, 우리은행은 5.24~6.04%→5.68~6.48%, NH농협은 4.50~5.60%→4.94~6.04%로 상승했다. 전세대출 금리 역시 마찬가지로 뛰어 대부분의 은행에서 상단이 6%를 넘겼다.

문제는 주담대 금리 상승이 다음 달에 더 큰 폭으로 이뤄질 확률이 높단 점이다. 한국은행이 지난주 빅스텝(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을 밟으며 시중은행이 예·적금 금리를 최대 1%포인트까지 높였고, 이 상승분이 11월 발표하는 10월분 코픽스에 반영되기 때문이다.

금융권에서는 "당분간 금리 인상을 계속하겠다. 최종 기준금리 3.5% 수준으로 전망한다"는 이창용 한은 총재의 발언이 현실화하면 주담대 변동금리가 7%, 고정금리는 8%대를 넘볼 것이라 예상한다.

심나영 기자 sny@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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