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조슬기나특파원
[아시아경제 뉴욕=조슬기나 특파원] 미국 뉴욕증시의 주요지수는 다음 주 예정된 연방준비제도(Fed)의 통화정책 결정을 앞두고 페덱스 발(發) 경기둔화 경고에 16일(현지시간) 일제히 하락 마감했다.
금요일인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 대비 139.40포인트(0.45%) 떨어진 3만822.42에 거래를 마쳤다. 대형주 중심의 S&P500지수는 28.02포인트(0.72%) 낮은 3873.33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103.95포인트(0.90%) 하락한 1만1448.40에 장을 마감했다. 높은 인플레이션과 고강도 긴축으로 이미 경기 하방 압력이 커진 상태에서 페덱스발 경고까지 덮치며 투자 심리가 한층 더 얼어붙은 모습이다.
종목별로는 페덱스가 연간 실적 전망을 철회하면서 운송 관련주가 약세를 보였다. 운송주는 통상 경제뿐 아니라 증시의 선행지표로 평가된다. 페덱스의 주가는 전장 대비 21% 이상 급락했다. 이는 사상 최악의 일일 낙폭이다. 경쟁사인 UPS와 XPO 로지스틱스 역시 각각 4.48%, 4.67% 내려앉았다. 아마존의 주가도 2% 이상 밀렸다.
제너럴일릭트릭(GE)은 공급망 문제가 실적에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밝히며 3.66% 미끄러졌다. 디자인 소프트웨어회사 피그마를 200억달러에 인수하기로 한 어도비는 이날도 3.12% 떨어지며 하락세를 지속했다.
투자자들은 다음주 FOMC를 대기하며 전날 장 마감후 나온 페덱스발 경고를 통해 향후 기업 실적 및 경기 전망을 주시했다. 페덱스가 전날 공개한 분기 실적은 시장 예상을 밑돈다. 이 회사는 연간 실적 전망치를 철회하는 동시, 글로벌 운송량 감소에 대응하기 위한 비용절감 계획을 시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페덱스의 경고는 앞서 예상을 웃도는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가 공개된 이후 나와 주목된다. 이번주 다우지수의 낙폭은 4%를 웃돈다. S&P500지수는 5%가까이 떨어졌다. 나스닥지수는 5.5% 밀려 지난 6월 이후 최악의 주간 낙폭을 기록했다. 실버크레스트 에셋 매니지먼트의 로버트 티터는 "페덱스는 전통적으로 경기 가늠자"라며 "페덱스의 사례는 향후 기업의 이익률에 대한 중요한 이야기"라고 전했다.
다음주 FOMC를 앞두고 Fed의 고강도 긴축 전망이 이어지면서 뉴욕 채권시장에서 단기물 금리는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국채 금리는 이날 오후 장에서 3.9%를 돌파했다. 2007년11월1일 이후 처음이다. 다만 벤치마크인 10년물 금리는 소폭 떨어졌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은 9월 금리 0.75%포인트 인상 가능성을 84% 반영하고 있다. CPI 공개 직후 대두됐던 1%포인트 인상 가능성은 16%다.
유가는 경기 침체 우려 속에 전날과 비슷한 보합권에서 거래를 마쳤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0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1센트(0.01%) 오른 배럴당 85.11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WTI 가격은 한 주간 1.94% 하락하며 3주 연속 내려앉았다.
뉴욕=조슬기나 특파원 seul@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