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달러'에 웃는 현대차·기아…'인플레 감축법 영향 제한적'

평택항 자동차 수출물량./김현민 기자 kimhyun81@

[아시아경제 이명환 기자] 원·달러 환율이 치솟으면서 수출이 주력인 국내 완성차 업체들에 수혜가 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지난달 미국에서 시행된 인플레이션 감축법(Inflation Reduction Act·IRA)의 악영향이 제한적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현대차와 기아의 최근 1개월(8월9일~9월8일) 주가 등락률을 살펴본 결과, 현대차는 2.04% 올랐고 기아는 0.61% 내렸다. 이 기간 코스피가 4.36%, 코스닥 지수가 6.38% 내리는 등 국내 증시가 고환율 여파로 하락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준수한 성적이다. 최근 거래일인 지난 8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전날 종가보다 3.4원 내린 달러당 1380.8원에 거래를 마쳤다. 원·달러 환율은 6거래일 만에 상승세를 멈췄지만 여전히 1380원대에 머무르고 있다.

인플레 감축법이라는 악재도 이들 종목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인플레 감축법이 통과되자 국내 완성차 업체들이 미국 시장에서 피해 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해당 법안에 북미에서 생산된 전기차에만 세제 혜택을 준다는 조건 때문이다.

증권가는 단기적으로 인플레 감축법의 피해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세제 혜택을 전부 받을 수 있는 완성차 업체가 제한적이라는 이유에서다. 문용권 신영증권 연구원은 "미국 의회 예산처도 2023년에 7500달러 세제 혜택을 누릴 수 있는 전기차를 미국 연간 신차 시장의 0.1%에 불과한 약 1만1000대로 추정하고 있다"면서 "국내 업체가 가격 경쟁력 훼손을 입더라도 단기 피해가 그리 크지는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최근 고환율 효과를 이용해 인플레 감축법 대응이 가능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현재 원·달러 환율은 2021년 평균 대비 15% 절하돼 테슬라 차량과는 1만5000~2만달러 가격 차이가 나 보조금이 가격 경쟁력에 미치는 영향은 없다"면서 "완성차 보조금 격차인 3750달러는 원화 약세로 충분히 대응 가능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인플레 감축법 대응에 나선 국내 완성차 업체들의 행보에도 주목해야 한다는 전망도 나온다. 장문수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직접 수혜 모델이 2024년 집중된 상황에서 현대차그룹의 계획된 라인 전환과 당겨진 신규 공장 가동은 우려를 경감시킬 전망"이라며 "대내외적 전략과 대응 구체화로 인해 주가 변동성은 2023년 초까지 지속될 것이며, 조기 전환 시 협력사의 협상력 강화와 우호적 가동 조건이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이명환 기자 lifehwan@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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