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확실성 시대의 배당투자②] '달마다 꼬박꼬박 쌓이는 현금'…월 이표채 내놓으면 '완판'

달마다 따박 따박 현금 꽂혀
월이표채 상품 내놓으면 당일 '완판'
증권사들 채권 사들여 리테일 판매 '속속'
"채권 투자 여전히 매력적, 변동성 극심하지 않을 것"

편집자주세계 금융 시장의 환경 악화로 자본수익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자 안정적인 인컴(Income·정기적 수입)을 원하는 투자자들의 수요(니즈)가 증가하면서 배당 투자가 주목을 받고 있다. 배당 상장지수상품(ETP)이 많아지면서 투자 기회가 확대됨에 따라 시장 규모는 갈수록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주주환원에 대한 일반 투자자들의 관심도 커지면서 기업들의 배당 규모가 확대되는 것 역시 시장 확대의 원동력이 되고 있다.

[이미지출처=게티이미지뱅크]

[아시아경제 이민지 기자] 채권시장에서도 달마다 따박 따박 배당받을 수 있는 콘셉트의 ‘월 이표채’ 상품이 눈길을 끌고 있다. 이표채란 만기까지 정해진 금리로 이자를 받을 수 있는 것을 말한다. 월 이표채는 이자 수령 기간이 통상 3개월 주기에서 월로 더 짧아진 것이다.

특히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투자 유목민이나, 고정적으로 현금이 필요한 60대 이상의 투자자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는데, 변동성이 커진 금융시장에서 4~5% 수준의 이자를 달마다 누릴 수 있다는 점이 큰 매력이다.

1일 KB증권에 따르면 오는 5일부터 2년 만기의 월 이자 지급식 하나은행(AAA) 채권을 500억원 규모로 판매 중이다. 금리는 연 4% 정도로 매월 이자를 받을 수 있는 월 이표채권이다. 예컨대 1억원 규모로 이 채권을 샀다만 다음 달부터 1년 동안 매월 세후 약 30만원의 이자를 누릴 수 있는 셈이다. KB증권 관계자는 “월 지급 방식의 은행채를 고객들에게 처음 선보이는 것”이라며 “모바일매매시스템(MTS)으로는 어렵고 직접 지점에 방문해야만 매수가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월이자지급식 채권이 개인투자자들에게 뜨거운 관심을 받자 지난달 첫선을 보인 삼성증권에 이어 KB증권,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신한금융투자 등 대형 증권사들은 서둘러 채권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유안타증권을 비롯해 중소형 증권사들도 이달 초 월 이표채 상품을 연이어 출시할 계획이다. 앞서 삼성증권은 지난달 1일 만기 1년의 현대카드 852(AA)를 세전 연 4%대의 금리로 판매했는데 빠른 시간 안에 동이나 일부 고객들은 회사에 추가 가입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지기도 했다. 지난달 25일 한화투자증권이 50억원 규모로 판매한 DGB캐피탈966-2(A+)는 당일 완판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고객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투자금액도 5000만원으로 제한했다.

주요국들의 긴축 기조와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가 뒤섞이면서 안정적인 투자처를 찾으려는 투자자들의 요구가 커지면서 인기몰이를 한 것이다. 특히 고정적인 현금 수입이 필요한 60대들로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는데, 지난달 삼성증권이 판매한 월 지급방식의 여전채를 사간 고객의 절반 이상은 60대 이상 고객이었다. 정기예금과 비교했을 때 투자 매력이 더 높다는 것이 이유다. 1~2년물의 월 이표채권의 경우 투자 기간도 짧은데 카드사, 여전사들의 채권을 4~6%대의 금리로 누릴 수 있어 판매개시 10분 만에 물량이 소진되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나아가 지금과 같은 시기에 채권을 싸게 사들여 금리 인하기에 비싸게 팔 때 세금 부과 없이 이자 외에 매매차익도 기대할 수 있다. 한 중소형증권사 관계자는 “은행에서 하는 특판 예금은 금액 제한에 부가 조건까지 있어 증권사로 발길을 돌리는 투자자도 있다”며 “채권투자를 처음 하는 고객들이나 2030 투자자들 사이에서도 월 이표채에 대한 문의가 늘고 있다.

채권시장의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지만, 시장 관계자들은 채권투자를 해도 나쁘지 않을 시기라고 말한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금리 인상을 더 가져가겠다는 의지를 보이면서 추가 상승 여지가 있지만 큰 변동성이 나타나진 않을 것이란 판단에서다. 김기명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국내 통화정책의 불확실성과 미국 Fed의 매파적 입장을 상당 수준 선반영하면서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지만,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지나면 불확실성이 해소될 것”이라며 “국채에 이어 차례대로 크레딧 시장이 금리 안정성을 보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민지 기자 ming@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증권부 이민지 기자 ming@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오늘의 주요 뉴스

헤드라인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