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선물 ETF는 '희비'…생산기업 ETF는 '희희'

[아시아경제 황윤주 기자] 원유 생산 기업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의 수익률이 국제유가 하락 기조에도 20%를 기록해 주목받고 있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BSTAR 미국 S&P원유생산기업(합성H)’ ETF의 1개월(7월12일~8월12일) 수익률은 20.43%로 나타났다.

KBSTAR 미국 S&P원유생산기업(합성H)은 유가 등락에 상대적으로 민감한 미국 원유 업스트림 기업에 주로 투자한다. 롤오버 비용없이 유가 상승을 누릴 수 있도록 만든 상품이다.

원유 선물에 투자하는 ETF는 근월물과 원월물의 가격에 차이가 날 경우 유가 상승(하락)만큼 이익을 내지 못하고 추가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이 때문에 오히려 손해가 발생할 수 있다. 그러나 원유 기업에 투자하면 롤오버 비용이 들지 않기 때문에 유가 상승 수혜를 최대한 누릴 수 있다. 비록 최근 국제유가가 하락했지만 80~90달러대의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두 자리 수익률을 유지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원유 선물 ETF의 수익률은 희비가 갈렸다. 최근 1개월 수익률을 보면 ‘KODEX WTI원유선물(H)’와 ‘TIGER 원유선물(H)’는 각각 -5.00%, -4.37%를 기록했다. 두 ETF의 6개월 수익률이 각각 17.83%, 19.19%였던 것과 대비된다.

반면 원유 가격 하락에 베팅하는 원유 인버스 ETF의 수익률은 플러스(+)로 전환됐다. ‘KODEX WTI원유선물 인버스(H)’와 ‘TIGER 원유선물 인버스(H)’의 1개월 수익률은 각각 3.34%, 2.98%를 기록했다.

원유 ETF의 수익률이 6개월 사이 급변한 이유는 수요 불안에 따른 국제유가가 하락 탓이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 석유수출국기구(OPEC), 국제에너지기구(IEA) 등 주요 에너지 기관이 최근 8월 에너지 전망 보고서에서 2022년 수요 증가 전망치를 소폭 수정했다.

IEA는 폭염 및 높은 천연가스 가격에 따른 발전 수요 증가를 고려해 올해 수요 증가 전망치를 170만배럴에서 210만배럴로 상향 조정했다. 반면 OPEC은 코로나 19 봉쇄와 지정학적 리스크를 고려해 수요 증가 전망치를 340만배럴에서 310만배럴 증가로 낮췄다. 이는 OPEC의 예상보다 7월 원유 수요가 약했던 점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시장에서는 국제유가 상승보다 하락 횡보 가능성을 더 크게 보고 있다. 중국의 경제지표가 예상보다 부진한 탓이다. 중국 정부는 전일 7월 산업생산이 전년 동기 대비 3.8%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문가들의 전망치(4.3%)를 하회한 수치다. 7월 소매판매도 전년 동기보다 2.7% 증가하는 데 그쳐 예상치(5%)는 물론 전월(3.1%)를 크게 밑돌았다.

다만 국제유가가 하락해도 배럴당 80달러대에 안착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심수빈 키움증권 연구원은 "경제 지표나 미국 연준의 통화정책에 따라 유가가 재차 배럴당 90달러 선을 하회할 가능성은 있어 보이지만, 80달러 대에서 등락을 이어가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심 연구원은 "연말 EU의 러시아산 석유 수입 금수 조치가 시행되는 만큼 러시아 원유 생산 차질이 추가로 발생할 수 있고, EIA는 이러한 움직임으로 WTI와 브렌트유 스프레드가 더욱 벌어질 것으로 전망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15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9월 인도분 WTI는 전 거래일보다 배럴당 2.9%(2.68달러) 떨어진 89.41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87달러 선이 무너지며 6개월 만에 가장 낮은 가격을 기록했다.

황윤주 기자 hyj@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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