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서율기자
[아시아경제 황서율 기자] 올해 주택시장 매매거래량이 줄어드는 가운데 상반기 외지인 거래 비중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또 하반기에는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시장 위축이 극심해지면서 외지인 매수 비중에도 지역별 차이가 두드러질 것이란 전망이 제기됐다.
15일 KB경영연구소가 한국부동산원의 ‘매입자 거주지별 주택 매매거래 현황’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올해 1~5월의 주택 매매거래량(25만9956건)이 전년 동기(47만401건) 대비 약 45% 감소했지만 외지인 거래 비중은 지난해보다 소폭 오른 30.8%를 나타냈다. 외지인 거래 비중은 2020년 25.7%에 이어 2021년 30%를 상회하면서 꾸준한 증가세다.
지역별로 보면 수도권 가운데 서울과 인천의 경우 외지인 비중이 꾸준히 늘었다. 서울 주택을 매수하는 외지인 비중은 2013년 15.9%에서 2021년 27.1%까지 증가했으며 올 1~5월 29.6%를 기록해 상승폭이 확대됐다. 특히 올해 5월까지 외지인 거래 비중이 가장 높은 지역은 용산구(39.3%)로 나타났다. 2019년 경기(25.8%)와 인천(28.0%)은 비슷한 수준을 기록했지만, 이후 인천은 증가폭이 커지면서 지난해에는 40%를 웃돌았고, 올해도 43.2%로 전국에서 가장 높은 수치를 나타냈다.
5대 광역시는 올해 광주, 부산을 제외한 지역에서 증가세를 지속했다. 기타 지방은 강원권의 변동성이 컸으며 올 들어 지역에 따라 상승, 하락이 혼재되며 방향성에 차이를 보였다.
KB경영연구소는 외지인 거래 비중이 주택가격 변동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 중 하나로 작용한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전국 주택가격 변동률이 15%까지 치솟았던 지난해의 경우 외지인 거래 비중은 4.7%포인트나 증가했다. 특히 인천의 경우 지난해 주택 매매가격 상승률이 역대 최고인 23.8%를 기록했는데 직전까지 30% 미만이었던 외지인 거래 비중이 같은 시기 40%를 넘어섰다.
하반기 외지인 매수 비중은 전반적인 감소세 속에서도 지역별로 격차가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지난해까지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외지인 거래비중이 증가했지만 최근 경기, 부산, 광주, 강원, 충남, 경북, 경남 등에서는 감소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대출 및 세금 규제, 금리인상 등에 따라 주택시장이 위축되면서 외지인 거래 비중이 더 줄어들 가능성도 존재한다.
그럼에도 특정 지역으로의 쏠림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정종훈 KB경영연구소 부동산연구팀 연구원은 "주택가격이 오르지 않는 상황에서 투자자들이 타 지역에 대한 투자는 망설이는 중"이라며 "전반적인 감소세 속에 특정 이슈가 있는 지역엔 외지인 투자 수요가 집중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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