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5G 중간요금제 비판…통신비 인하 압박 수위 높여

안정상 민주당 수석 보고서에서
단품 아닌 구간별 요금제 필요 강조
여당도 '월 24GB' 요금제 적정 여부 논의
윤두현 의원, 14일 토론회 개최
통신업계 관망…과기부 기조 중요할듯

이동통신3사

[아시아경제 차민영 기자] SK텔레콤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제출한 '월 데이터 24GB' 5G 중간요금제와 관련해 정치권에서 여야를 막론하고 '부족하다'는 평가가 뒤따르고 있다. 정치권 비판 속에서 8월 내 요금제 출시 계획을 밝힌 KT와 LG유플러스는 물론 주무부처인 과기정통부의 고민도 깊어졌다.

14일 정치권에 따르면 안정상 더불어민주당 수석전문위원은 전일 보고서에서 "중간요금제 도입의 핵심은 단품 중간요금제가 아니라 이용자의 데이터 소비량에 비례하는 구간별 요금제를 도입하는 것"이라며 구간별 요금제 도입 필요성을 언급했다.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데이터 10~100GB 중간에 20GB 폭의 구간별 요금제를 다수 신설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외에도 단말 가격 인하 유도, 5G 이용자의 4G(LTE) 요금제 선택 허용, 비대면 가입 요금제 확대 등을 포함한 종합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SK텔레콤은 지난 11일 과기정통부 이종호 장관과 통신 3사 대표 간 간담회 당일 '월 데이터 24GB·5만9000원' 내용을 골자로 한 요금제를 신고했다. 유보신고제에 따라 과기정통부는 15일 내 검토를 해 신고 수리 여부를 결정한다. 과기정통부는 SK텔레콤이 단일 요금제 1개만 신고한 것인지 여부 등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시장에선 공개된 요금제 외에도 관련 추가 협의가 있을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여당인 국민의힘에서도 권성동 국민의힘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과 3사 대표가 만나 통신 요금을 개편하기로 하기로 하고, 24GB의 데이터를 제공하는 요금제를 만들겠다는 발표가 있었는데 합의 내용이 적절한지 면밀하게 검토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윤두현 국민의힘 의원 역시 "평균 데이터 사용량이 월 27GB인데 24GB 중간요금제가 출시되면 사람들은 고가 요금제를 선택할 수 밖에 없다"며 "대부분 소비자는 100GB 이상 상품에 가입하고 다 사용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윤두현 의원은 이날(14일) '5G 통신 요금제 개편 소비자 권익 증진 토론회'도 개최한다.

SK텔레콤이 먼저 첫 발을 뗀 5G 중간요금제가 정치권에서 뭇매를 맞으면서 통신 3사 표정도 머쓱해졌다. 과기정통부 장관과 통신 3사 대표 간 첫 만남에 발맞춰 요금제를 내놓은 SK텔레콤은 물론, 8월 중간요금제 출시 계획을 밝힌 KT와 LG유플러스의 고민도 깊어졌다. 요금제는 가입자당평균매출(ARPU)과 직결되는 문제로 촘촘한 설계가 필요하다. LG유플러스의 경우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5% 넘게 감소해 2600억원 수준에 그쳤다.

평균 데이터에 대한 시각에 따라 요금제의 적정성에 대한 판단이 달라질 수 있다는 반응도 나온다. 정창림 과기정통부 통신정책관은 통신 3사 간담회에서 "소비자들의 월 평균 데이터는 23~27GB"라며 "상위 5% 헤비 트래픽 이용자들을 제외하면 평균 이용량은 14~21GB 정도"고 설명한 바 있다. 단순 평균 대신 실수요를 고려한 접근으로 풀이된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해외 사례나 글로벌 경쟁, ICT 산업의 글로벌 경쟁력 등을 고려한 종합적인 통신 정책 방향 설계가 필요할 것 같다"며 "조금 더 유연한 정책이 적용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다른 통신업계 관계자 역시 "기지국 등 의무 투자 부담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수익성에 직접 연결되는 요금제를 손보는 데는 통신사들이 소극적일 수밖에 없다"며 "과기정통부의 정책 기조가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차민영 기자 blooming@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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