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주기자
[아시아경제 박현주 기자] 교외체험학습을 떠난 뒤 전남 완도에서 실종된 조유나(10) 양 가족 사건과 관련, 실종수사전문가는 폐쇄회로(CC)TV 영상에 포착된 조양 가족의 모습이 "여행을 떠난 가족에게서 흔히 볼 수 있는 모습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영상에서 의심되는 부분으로 축 처진 모습의 조양과 조양 아버지의 왼손에 들린 비닐봉지를 꼽았다.
실종수사전문가인 이건수 백석대 경찰학부 교수는 27일 YTN 라디오 '슬기로운 라디오생활'과 전화 인터뷰에서 '어떤 특이점을 보셨냐'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그는 "실종 사건에서 가장 중요한 건 이동 거리"라며 "처음에 섬에 들어왔던 모습은 있지만 나가는 모습이 없다는 것은 대부분 문제가 강하게 발견될 수 있다는 그런 부분을 암시한다. 분명히 사고와 직결돼 있다"고 주장했다.
앞서 조양의 부모는 지난달 19일부터 이달 16일까지 제주로 교외체험학습을 떠나겠다고 학교 측에 신청했다. 그러나 이달 16일이 지나도 조양이 학교에 오지 않고 부모와도 연락이 닿지 않자, 학교 측은 지난 22일 경찰에 실종 신고를 했다.
실종된 조양 가족이 마지막으로 목격된 것은 지난달 30일 밤 11시쯤 완도 명사십리해수욕장 인근의 숙소의 CCTV 영상에서다. 영상에는 축 처진 조양을 업은 엄마와 왼손에 비닐봉지를 든 아빠가 숙소에서 나와 엘리베이터를 타는 모습이 담겼다. 이들은 주차장에서 은색 아우디 승용차를 타고 사라졌다.
일각에선 엄마가 아이를 업은 점에 주목하고 있다. 키 145㎝에 몸무게 40㎏의 조양을 아빠가 아닌 엄마가 업었다는 점이 이상하다는 주장이다. 또 CCTV 영상에서 등에 업힌 조양이 손을 아래로 축 늘어뜨리고 있어 단순히 잠이 든 것이 아니라 약물 등을 복용한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이와 관련 이 교수는 "먼저 밤늦게, 심야 시간에 움직였다는 부분, 그리고 아이와 동행을 하면 아이가 정상적으로 이동이 돼야 한다. 그런데 어찌 된 상황인지 아이가 잠이 든 건지 확인해 봐야겠지만, 정상적인 의식 판단이 없는 상황에 엄마에게 업혀서 간다는 부분이 이상하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이어 "만약 위급한 상황이라면 아빠가 대부분 아이를 안고 간다. 그런데 그렇지 않고, 팔에 힘이 없는 엄마가 뒤로 아이를 업고 간다"며 "아이가 의식이 분명하지 않은 모습이어서 안타까운 마음이 많이 들었다"고 말했다.
'아빠의 어떤 모습에 주목을 했냐'는 질문에는 "우리가 이동을 하면 대부분 옷가지 등을 챙겨서 나간다. 그런데 아빠는 단지 왼손에 작은 비닐봉지를 들고, 일반적으로 여행을 가는 가족의 모습은 아니었다"며 "뭔가 다른 목적으로 여기를 들어오지 않았나 그런 생각이 많이 든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또 "한참 뛰어놀고 싶어 부모를 보채는 나이인데 아이가 며칠 동안 방 안에만 있었다는 것도 의아하다. 정상적인 아이에게 맞지 않는 모습들"이라며 "뭔가 아이가 자도록 만드는, 어떤 약물 가능성도 있지 않겠느냐"고 주장했다.
박현주 기자 phj0325@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