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민영기자
[아시아경제 차민영 기자] "넷플릭스 24시간 동안 600원에 빌려드려요."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인기를 틈타 이를 직접 업자가 ‘1일 이용권’으로 재판매하는 사이트까지 등장했다. 별다른 투자 없이 여러개의 OTT 계정에 가입해 이를 쪼개 판매하는 OTT판 ‘봉이 김선달’인 셈이다. 기존의 파티원을 모아주고 수수료를 얻는 수익모델이었던 계정공유 사이트에 이어 1일 이용권까지 등장하면서 OTT 업계의 시름도 짙어지고 있다.
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웹 기반 OTT 일일이용권 서비스인 ‘페이센스’에서는 넷플릭스, 티빙, 웨이브, 왓챠 등 6개 OTT 서비스 관련 1일 이용권을 판매한다. 가격은 하루 400~600원으로 넷플릭스가 600원으로 가장 고가다.
이용권 구매 시 다음날까지 24시간 동안 이용하는 아이디와 비밀번호가 발급된다. 기존 계정 공유 사이트들과 달리 업체가 아이디를 직접 보유하고 이를 회원들에게 공유해주는 방식이다. 이용권별로 하루 수량이 정해져 있어 ‘품절’이 나오기도 한다. 이용권별 총량은 회사 방침에 따라 공개되지 않고 있다.
시장에선 계정 공유도 문제인데 재판매는 명백한 약관 위반사항이라는 지적이다. OTT 업체 이용약관에는 ‘회사의 명시적 승인 없이 유료서비스를 이용한 어떤 영리행위도 할 수 없다’는 내용이 명시돼 있다. OTT 업계 관계자는 "재판매를 통해 경제적 이득을 취하는 것은 다 재산권 침해에 해당한다"며 "매출 영향이 있다면 사업자들에 제재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계정 공유보다 더 큰 문제 소지가 큰 형태인 것은 맞다"며 "해당 사이트에 대한 법무적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폭리를 취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가령 티빙의 경우 4명이 이용하는 프리미엄 이용권으로 인당 500원씩 개별 아이디당 하루 2000원을 벌어들인다. 한 달이면 약 6만원 수준의 매출이 나오는 셈이다. 웹 구매가 기준 프리미엄 월간이용권은 월 1만3900원으로 중간 차익만 4만원을 훌쩍 넘는다. 가장 고가인 넷플릭스의 프리미엄 이용권도 1만7000원 수준이다.
OTT업계는 계정 공유 애플리케이션(앱)과 웹 사이트들도 지속 모니터링 중이다. 국내서 가장 큰 곳은 피클플러스로 알려져 있다. 이날 기준 피클플러스에서 최근 일주일간 매칭된 회원 수는 4100여명에 달한다. 그레이태그나 벗츠, 위즈니 등 유사 앱도 있다. 이들 서비스는 회원들이 파티원을 찾을 수 있도록 중개하고 안전거래 시스템을 제공해 수수료를 얻는다.
페이센스를 운영하는 주식회사 페이센스의 송홍석 대표는 "5월 31일에 나온 서비스가 며칠 만에 커뮤니티에서 큰 관심을 받은 것은 시장 수요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며 "페널티적 측면만 고려하는 시각보다는 사용자들이 원하는 방향성과 OTT 업계 포화 문제를 푸는 방법이란 점에 더 초점을 맞춰 페이센스를 봐달라"고 말했다.
차민영 기자 blooming@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