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의기자
[아시아경제 조현의 기자] 유럽연합(EU)은 3일(현지시간)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키예프) 북서쪽 외곽 도시 부차에서 민간인을 학살했다는 소식에 추가 대(對)러 제재를 예고했다.
샤를 미셸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이날 트위터에서 "러시아군의 잔혹 행위에 대해 충격을 받았다"며 "러시아에 대한 EU의 제재와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우크라이나와 비정부기구(NGO)를 도와 러시아가 전쟁 범죄를 저질렀다는 증거를 국제형사재판소(ICC)에 제출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그는 이 게시물에 '부차 대학살(BuchaMassacre)'이라는 해시태그를 달았다.
추가 제재에는 우크라이나가 그간 요구해왔지만 일부 회원국의 거부로 추진되지 않았던 내용이 포함될 가능성이 있다. 영국의 한 경제 매체는 "러시아 선박의 EU 항구 사용 금지, 추가 에너지 수출 금지 등이 제안됐다"고 전했다. EU는 오는 6일 추가 제재 방안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유럽에선 특히 러시아의 에너지 수출을 정조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유럽에서 러시아 가스에 대한 의존도가 가장 높은 이탈리아에서는 정치권을 중심으로 러시아 석유와 가스에 대한 전면 금수 조치를 촉구하고 있다. 전날 러시아 천연가스 수입 중단을 처음 발표한 라투아니아의 가브리엘리우스 란드베르기스 외무장관은 "러시아산 석유와 가스를 사는 것은 전범에 자금에 대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에너지 제재 동참을 꺼리던 독일도 입장 변화를 보였다. 로베르트 하벡 독일 부총리 겸 경제·기후부 장관은 일간 빌트와의 인터뷰에서 "이 끔찍한 전쟁범죄를 그냥 지나칠 수 없다"며 "제재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유럽 주요 국가 지도자들은 러시아군의 민간인 학살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서 "비겁하게 암살된 수백명의 민간인에 대해 동정심을 표한다"며 (러시아군의 민간인 학살을) 참을 수 없다"고 했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러시아군의 민간인 학살은) 끔찍하고 소름이 끼친다"고 말했다.
조현의 기자 honey@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