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아파트 붕괴' 현장에 이어지는 '온정의 손길' 훈훈

자성사, 구조대원·피해자 가족에 찰밥 등 300인분 전달

익명 시민 등 각계각층 잇단 기부… 타지역 시민도 동참

28일 오후 3시께 광주 서구에 위치한 한 사찰에서 찰밥 300인분과 개별로 포장된 과일을 구조당국에 전달했다.

[아시아경제 호남취재본부 조형주 기자] 현대산업개발이 시공 중인 광주 신축 아파트 붕괴사고 18일째인 28일 오후 3시께 사고 현장에 노끈으로 정성스레 묶은 하얀 스티로폼 상자와 바나나·오렌지가 개별 포장된 과일 박스가 들어왔다. 스티로폼 박스에는 찰밥 300인분이 들어 있었다.

실종자 수색에 전력을 쏟고 있는 구조대원과 지원인력, 피해자 가족들을 위해 서구 화정동에 위치한 사찰인 자성사에서 준비한 물품이다.

현장에 있던 자원봉사자들이 차에서 상자들을 내리고 나르며 감사의 인사가 오갔다.

일주 스님은 "이 추위에 힘들게 자리를 지키고 있는 피해자 가족분들도 걱정되고, 마음을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이 이것 밖에 없어 도움을 드리고 싶었다"며 "다음번엔 부족함 없이 더 도와드릴 계획"이라고 마음을 전했다.

이날 들어온 찰밥과 과일을 옮겨 놓은 천막에는 물과 라면 등이 가득했다. 대부분 구조 당국과 피해자 가족들을 위해 각계각층에서 힘을 보탠 마음들이다.

지난 11일 붕괴 사고가 발생한 이후 이튿날부터 이러한 기부 행렬은 단 하루도 끊기지 않고 이어지고 있다.

자원봉사 단체와 주민자치회,기업,기관 등 할 것 없이 저마다 간식과 물품을 보내면서 힘을 북돋고 있는 것이다.

지금까지 재해구호협회에서는 라면박스와 간식, 문구도매상가에서는 털장갑, 시장상인회에서는 치킨 15마리 등을 보내오며 도움의 손길을 전했다.

초콜릿과 요구르트를 전달한 초등학생부터 컵라면 4상자를 전달한 여학생, 피자 15판을 보낸 익명의 기부자도 있었다.

광주지역이 아닌 타지역에서도 이같은 온정의 손길은 이어졌다. 대구 달성구에 거주하는 시민이 100만원 상당의 간식을 지원하기도 했다.

이파트 예비 입주자들도 핫팩과 생수,떡국 등을 수시로 전달해 실종자 가족을 위로하고 있다.

서구통합수습본부 한 관계자는 "매일 이렇게 응원의 물품이 들어오는 것을 보면 아직 우리나라는 살만한 세상이라는 생각이 든다"며 "구조대원들도 힘을 내고 피해자 가족들도 힘을 내서 하루 빨리 사고 수습이 완료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편 11일 광주 서구 화정동 화정아이파크 공사 현장에서 39층짜리 건물 중 23∼38층 일부가 붕괴해 1명이 다치고 작업자 6명이 실종됐다.

지난 14일 한 명이 숨진 채 수습됐으며 2명은 신체 일부가 발견됐으나 잔해물에 매몰된 상태다. 나머지 3명의 행방은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호남취재본부 조형주 기자 ives0815@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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