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형수기자
[아시아경제 박형수 기자] 에스피지가 강세다. 국내 주식시장에서 로봇 관련주가 주목받으면서 일본 감속기 업체가 독점하던 로봇용 감속기 국산화에 성공한 에스피지도 영향을 받는 것으로 보인다. 감속기 가격 비중은 전체 로봇가격의20~30%에 달할 정도로 필수 부품 가운데 하나다.
4일 오전 10시26분 에스피지는 전날보다 2.72% 오른 1만3250원에 거래되고 있다.
에스피지는 지난해 미국 최대 공작기계 회사인 A사에서 제작하는 CNC공작기계에 적용될 SR감속기 최종 테스트에 통과했다. 에스피지는 공급 승인을 위해 2018년 중순부터 약 3년간 테스트를 받아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미국 시장 최대 규모 공작기계 제작업체인 A사에서 CNC에 사용되는 감속기를 일본 B사에서 생산 중인 감속기가 현재까지 독점 공급했다.
감속기는 산업용 로봇의 관절 역할을 하는 핵심 부품이다. 삼성전자가 미국 텍사스 테일러시에 20조원 규모의 제2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공장 설립을 추진하면서 수혜를 볼 것으로 예상되는 부품 중 하나다. 에스피지는 세계 25개국에 수출하는 세계 10대 감속기 업체다. 1991년 설립한 에스피지는 30년 만에 매출이 20억원대에서 현재 4000억원 대로 200배 증가했다. 국내 시장 점유율도 70%에 이른다. 삼성전자, LG전자, 제너럴일렉트릭(GE), 일렉트로룩스, 보쉬 등에 납품한다. 맥도날드 음료자판기, 코카콜라 스마트 자판기, 독일 고속철도 ICE, 국내 삼성·아산·성모병원 등의 최고급 의료용 침대에도 에스피지 모터가 사용된다. 현대차 도장라인용 사이클로이드 감속기도 공급했다. 전 세계 감속기 사장 규모는 약 20조원에 달한다.
반도체 검사장비, 공작기계 및 산업용 로봇 등에 쓰이는 정밀 감속기 시장에서 국산화를 주도하고 있다. 국내 최초로 2018년에 중대형 정밀감속기인 SR감속기를, 지난달에 초소형 정밀감속기인 SH감속기를 잇달아 상용화하는 데 성공했다.
여영길 에스피지 대표는 지난달 경제지와 인터뷰를 통해 "현재 고정밀 감속기 생산 공장의 가동률은 100%로 지금 수주해도 4~5개월 뒤에 납품이 가능할 정도로 주문이 밀려 있다"며 올해 수출 물량은 지난해 두 배를 넘을 것으로 내다봤다.
박형수 기자 Parkhs@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