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조작' 혐의 도이치모터스 회장 구속… '김건희 수사' 본격화되나

법원 "증거 인멸할 염려 있어"… 영장 발부 이유 밝혀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배임 의혹을 받는 권오수 회장이 16일 서울 서초구 서울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김현민 기자 kimhyun81@

[아시아경제 김대현 기자]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배임 혐의를 받는 권오수 회장(63)이 구속됐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아내 김건희씨가 주가 조작 과정의 '전주'로 참여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만큼, 권 회장의 구속으로 김씨에 대한 검찰 수사 역시 본격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16일 오후 10시48분쯤 서울중앙지법 이세창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다"며 권 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이날 오전 10시30분부터 오후 2시까지 진행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치고 서울구치소에서 대기 중이던 권 회장은 즉각 구속 절차를 밟게 됐다.

권 회장이 구속되면서 김씨에 대한 검찰 수사에도 속도가 붙게 됐다. 권 회장의 신병을 확보한 검찰은 김씨가 주가 조작 과정에 얼마나 관여했는 지 등을 캐물어 증거를 최대한 확보하고, 향후 김씨를 소환해 조사할 것으로 보인다. 김씨가 구체적인 역할을 받고 실행한 사실이 구체화되면 김씨에게 주가 조작 공범 혐의가 적용될 수 있다.

당초 이 사건 수사는 김씨의 주가 조작 관여 의혹과 관련해 고발장이 접수되면서 시작됐다. 윤 후보 측은 "이씨에게 거래를 맡겼다가 손해를 본 것이 전부"라며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권 회장 역시 이날 오전 법원에 출석하며 '김씨랑 교류가 있었는지', '김씨가 전주로 거론되는데 몰랐는지' 등 취재진의 질문에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고 법정으로 들어갔다.

앞서 권 회장은 도이치모터스 최대주주 혹은 대표이사로 일하며 주가 부양을 위해 회사 내부 정보를 유출하고, 주가 하락을 막으려고 주가 조작을 벌인 혐의 등을 받는다.

권 회장은 더 강한 매수세를 만들 목적으로 외부 세력을 '선수'로 동원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권 회장이 증권사나 투자자문사 사람들과 접촉해 각종 호재성 내부정보를 알려주고 주가 부양 또는 관리를 부탁한 것으로 보고 있다.

권 회장 등이 2009년 12월부터 약 3년간 도이치모터스 주식 1599만여주(636억원 상당)를 직접 매수하거나, 불법적인 유도행위를 통해 고객들에게 매수했다는 게 검찰의 판단이다.

한편 권 회장과 공모해 주가 조작에 가담한 혐의(자본시장법 위반)를 받는 투자회사 대표 이모씨 등 3명은 지난달 25일과 지난 5일 각각 구속기소돼 오는 19일 첫 재판이 예정된 상태다. 이들과 주가 조작 '선수'로 활동하며 김씨의 계좌를 관리한 것으로 전해진 다른 이모씨도 지난달 6일 구속심사를 앞두고 잠적했다가 최근 체포돼 현재 서울구치소에 수감 중이다.

김대현 기자 kdh@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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