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흥순기자
두산그룹을 떠나는 박용만 전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김흥순 기자] 고(故) 박두병 두산그룹 초대 회장의 5남인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전 회장이 두산경영연구원 회장을 사임하고 그룹을 떠난다. 그의 두 아들도 임원직을 내려놓고 퇴진한다.
두산그룹은 10일 "박용만 두산경영연구원 회장이 회장직에서 사임한다"고 밝혔다. 또 "박서원 오리콤 부사장과 박재원 두산중공업 상무는 '전문 분야에 맞는 커리어를 위해 그룹 임원직에서 물러난다'고 알려왔다"고 전했다.
박 회장은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아들 둘이 다 독립을 하겠다고 했다. 아무리 자식이 나이를 먹고 어른이 되어도 부모 입장에서는 늘 충고하고 가르쳐줘야 할 것 같은 강박이 있고, 노파심도 한 몫을 한다"면서도 "둘 다 그냥 독립해서 사무실 구하고 자기 할일 하겠다고 하는데 다른 어떤 감정보다 먼저 떠오른 것은 고맙다는 생각이었다. 그리고 그 고마움으로 노파심을 누를 수 있었다"고 적었다.
박 회장은 또 "어차피 자식들 커리어는 자식 본인이 만들어 가는 것이니 부모로서 내 역할은 여기까지가 맞는 일"이라며 "이제는 격려하고 지켜보는 역할을 잘해야 하고, 자식들 독립과 동시에 그 아이들을 대하는 나도 변화를 잘 감당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고 덧붙였다.
자신이 두산그룹을 떠나는 소회도 남겼다. 박 회장은 "나도 연초부터 공언한대로 그룹의 모든 자리를 떠나기로 했다"며 "그룹의 실무를 떠난지는 이미 오래됐고 상징적 존재로 있던 자리까지 모두 떠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제 이렇게 두산을 떠나는 것이니 나도 독립"이라며 "이제부터는 그늘에 있는 사람들 더 돌보고 사회에 좋은 일 하며 살아가기로 했다. 그러니 삼부자 모두가 각각 독립하는 셈"이라고 강조했다.
두산그룹 측은 "박 회장은 두산인프라코어 매각 이후 '그룹의 모든 직책에서 사임하겠다'고 계속 얘기해 왔다"며 "매각 이후 경영 실무는 관여하지 않았고, 매각이 마무리돼 자연스럽게 사임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박 부사장과 박 상무는 '각자 전문 분야에 맞는 일을 찾아 독립하는 것'이라고 이번 결정의 이유를 전해왔다"고 덧붙였다.
두산그룹 관계자는 "박 회장은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 이사장을 맡고 있는 재단법인 '같이 걷는 길' 등을 통해 지역 사회에 대한 봉사와 소외계층 구호사업 등 사회에 대한 기여에 힘쓸 것이라고 전해왔다"고 말했다. 또 "크리에이티브 콘텐츠 분야 전문가이자 인플루언서로 자리 잡은 박서원 부사장은 관련 업계에서 다수의 유망 회사들을 육성하는 일에 이미 관여하고 있으며 본격적으로 관련 사업을 확장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상무는 스타트업 투자 사업을 본격화할 전망이다. 앞서 박 상무는 두산인프라코어 재직 당시 미국 실리콘밸리에 스타트업 투자를 위한 벤처캐피탈 회사 설립을 주도하는 등 관련 사업에 관심과 역량을 보인 바 있다.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