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둥글게 둥글게'·'앞으로' 창작동요 거목 이수인 별세

동요 500여 곡, 가곡 150여 곡 작곡…다수 곡 교과서에 수록
말년에도 가곡 부흥 앞장서…'고향의 노래'·'별'·'내 맘의 강물'

"둥글게 둥글게 둥글게 둥글게/빙글빙글 돌아가며 춤을 춥시다/손뼉을 치면서 노래를 부르며/랄라 랄라 즐거웁게 춤추자(둥글게 둥글게)." 경쾌한 리듬과 가사로 어린이들이 손을 맞잡게 한 작곡가 이수인씨가 22일 숙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82세.

경남 의령 출신인 고인은 창작동요의 거목이다. 1959년 서라벌예술대 작곡과를 졸업하고 마산성지여중과 마산제일여중고에서 교사를 지냈다. 학생들에게 가르칠 동요가 부족해 작곡을 시작했다고 전한다. 그 수는 500곡에 달한다. "지구는 둥그니까 자꾸 걸어 나가면/온 세상 어린이를 다 만나고 오겠네"라는 윤석중 시인의 글에 행진곡을 입힌 '앞으로'와 "엄마 손 잡고 나들이할 때 먹어본 솜사탕/후 후 불면은 구멍이 뚫리는 커다란 솜사탕"이라는 가사의 '솜사탕'이 대표곡으로 꼽힌다. 다수 곡이 교과서에 수록될 만큼 동요 문화 발전을 이끌었다.

고인은 1965년 마산 어린이방송국 어린이합창단과 한국 최초 어머니 합창단을 창단했다. 어머니 합창단은 1967년 청와대 초청으로 육영수 여사 앞에서 공연하기도 했다. 그는 1968년 서울로 상경해 KBS 어린이합창단 지휘자로 활동했다. 고인의 대표 가곡인 '고향의 노래'는 이 무렵 발표됐다. 친구이자 시인인 김재호 교사가 엽서에 적어 보낸 글에 맞춰 노래를 만들었다. "국화꽃 저버린 겨울 뜨락에/ 창 열면 하얗게 무서리 내리고/ 나래 푸른 기러기는 북녘을 날아간다."

고인은 '별', '내 맘의 강물', '석굴암' 등 서정 가곡 150여 곡을 발표해 '동양의 슈베르트'로 불렸다. 동요계 위상도 못지않았다. 1981년 KBS 어린이합창단 단장을 맡았고, 1990년 동요 작곡가 단체인 파랑새창작동요회를 설립했다. 2006년 한국동요작사작곡가회 회장을 지내기도 했다. 왕성한 활동으로 한국아동음악상(1978), 대한민국 동요작곡 대상(1988), 대한민국 5.5문화상 아동음악 부문(1996), 반달 동요대상(2000) 등을 수상했다. 1996년에는 한국문인협회로부터 '가장 문학적인 작곡가상'도 받았다.

고인은 말년에도 가곡 부흥에 앞장섰다. 2010년 또 다른 대표곡인 '만월'을 발표했고, 지난해까지 서울 성산동 자택에 애호가들을 불러모아 '성산살롱음악회'를 열었다. 저서로는 '학생합창곡집', '어린이 나라', '내 맘의 강물', '고음을 위한 이수인 서정가곡선', '작곡가 이수인의 음악과 삶', '고향의 노래'와 2012년 펴낸 자서전 '내 맘의 강물' 등이 있다. 유족으로는 수필가인 아내 김복임씨와 바이올리니스트인 아들 문규씨 등이 있다. 빈소는 서울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이며 장지는 경남 의령 선영이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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