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의 변심…곱버스로 갈아탔다

이달 코스피서 5079억 순매도
삼성전자·현대모비스 등 보유종목 수익률 부진 영향
외인·기관 순매수 행보와 대조
6월 '곱버스' ETF 2111억 사들여

[아시아경제 송화정 기자, 이민우 기자]그동안 증시 강세를 이끌어왔던 개인투자자들의 투심이 위축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들어 매수세를 이어가며 지수 하락을 방어해 왔지만 최근 들어서는 화력이 급격히 약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투심이 약해진 상황에서 개인은 ‘곱버스’ 상품을 사들이며 지수 하락에 무게를 싣고 있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개인은 이달 들어 전일까지 코스피 시장에서 5079억원을 순매도했다. 같은 기간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70억원, 5356억원을 순매수한 것과 대조를 이룬다. 지금 추세대로라면 개인은 이달 처음으로 월간 기준으로 매도 전환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개인은 1월에 무려 22조3384억원을 순매수하며 역대급 매수세를 기록한 이후 2월 8조4381억원, 3월 6조9402억원, 4월 5조8355억원, 5월 6조7296억원 등 줄곧 매수 기조를 이어왔다.

특히 개인은 올들어 코스피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이후에는 더욱 적극적으로 매수에 나섰으나 이번에는 이 같은 양상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 코스피는 지난 7일 3252.12로 마감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다음날 개인은 447억원을 순매도했다. 앞서 지난 1월25일 코스피가 사상 처음으로 3200선을 넘었던 다음날 개인은 4조2050억원을 순매수하는 등 내리 4일간 조원대 순매수를 보였다. 이어 4월22일 3220선에 도달하며 사상 최고가를 다시 경신한 다음날에도 개인은 2조7115억원을 사들이며 역시 3일간 순매수에 나섰다. 지난달 10일 사상 최고가를 또 갈아치운 후 개인은 5일 연속 순매수를 기록했는데 이중 3일은 조원대 매수를 기록, 5일간 순매수 규모가 9조1160억원에 달했다.

개인이 사들인 종목의 수익률이 부진한 점이 투심 약화의 원인으로 보인다. 개인은 올들어 전일까지 삼성전자를 21조9229억원을 순매수해 가장 많이 사들였는데 삼성전자는 연초 대비 1.33% 빠진 상태다. 특히 지난 1월11일 장중 기록한 사상 최고가(9만6800원) 대비로는 15.39% 하락했다. 개인은 이달 삼성전자를 가장 많이 팔아치웠다. 그 다음으로 많이 산 삼성전자우선주도 1월 고점 대비 14.52% 빠진 상태고 순매수 3위인 현대모비스도 1월 고점 대비 28.89%나 하락했다.

대신 개인 투자자들은 지수가 떨어질수록 이익인 ‘곱버스(곱하기+인버스)’ 상품을 대거 사들이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테이퍼링(자산매입 규모 축소) 우려, 5월 물가지수 발표 등을 앞두고 증시가 갈피를 못 잡을 것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전날까지 개인 투자자들은 일명 곱버스로 불리는 인버스 상장지수펀드(ETF)인 ‘KODEX200 선물인버스2X’를 2111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철강 ‘대장주’ POSCO(2514억원), 두산중공업(2231억원)에 이어 기간 내 개인 순매수 전체 3위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코스피가 약 한 달 만에 장중 3250선을 돌파했던 지난 3일 하루에만 1781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올해 들어 1일 순매수 최대 기록을 경신했다. 그 밖에도 코스피 지수 하락을 추종하는 ‘KODEX 인버스’도 450억원(개인 순매수 19위)가량을 매집했다.

코스피가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지만 상방이 막혔다고 판단, 지수 하락을 예상하고 발 빠르게 대응하는 모습이다. 앞서 코스피는 지난달 13일 3122.11(종가)로 단기 저점을 형성한 뒤 꾸준히 우상향했다. 지난 7일에는 3252.12를 기록하며 종가 기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약 한 달 사이 4.2%가량 상승한 것이다. 전날 장중에는 3264.67을 기록하며 3260선까지 치솟았다. 지난 1월11일 장중 기록한 코스피 사상 최고치 3266.23의 턱밑까지 오른 것이다.

최유준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코스피 상방이 제한되며 업종별 순환매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개인들이 단기매매로 대응하고 있다"며 "테이퍼링 논의 목소리가 점차 커지면서 5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 등의 거시경제지표 발표 이벤틀 경계하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송화정 기자 pancake@asiae.co.kr이민우 기자 letzwin@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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