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면 상담, 네이버·카카오 AI챗봇 경쟁

[아시아경제 강나훔 기자]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언택트)’ 문화가 확산되면서 기업들의 인공지능(AI) ‘챗봇’을 이용한 비대면 고객 상담도 늘어나고 있다. 이에 따라 양대 ICT 기업인 네이버와 카카오의 챗봇 시장 경쟁도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클로바 챗봇, 의료산업에서 주목= 10일 네이버에 따르면 최근 현대해상은 네이버클라우드플랫폼의 클로바 챗봇 서비스를 활용한 고객용 모바일 AI챗봇 서비스 ‘마음봇’을 오픈했다. 마음봇은 네이버 모바일 검색결과 화면에 AI 챗봇 연결 아이콘이 배치되는 국내 최초의 챗봇 모델이다.

고객들은 현대해상 홈페이지나 앱으로 이동해야 하는 번거로움 없이 네이버 검색결과 화면 안에서 곧바로 챗봇 접속이 가능해 신속하고 편리하게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또 마음봇에서 보험계약조회, 보험료 납입, 보험금 청구, 다이렉트 자동차보험 가입, 지점 위치 안내 등 다양한 업무 처리와 상담 서비스를 원하는 때 언제든 이용할 수 있다.

마음봇 원형 모델인 ‘클로바 챗봇’은 사용자의 질문 의도를 파악하고 알맞은 답변을 통해 대화를 이어가는 대화형 AI다. 쉽고 효율적으로 서비스를 운영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며, 우수한 한국어 자연어처리, 손쉬운 제작과 운영, 유려한 답변 기술, 다양한 채널과 플랫폼 지원, 다국어 지원 등이 강점으로 꼽힌다.

특히 클로바 챗봇은 의료 분야에서의 활용이 두드러진다. 삼성서울병원은 지난해 업무 효율화를 위해 클로바 챗봇을 도입했다. 환자에게 보다 빠르고 정확한 답변이 나갈 수 있도록 상담 시작 시 환자가 현재 치료 받고 있는 부위를 먼저 선택하고 질문하는 방식으로 대화가 설계됐다. 예를 들어 위암 치료 중인 환자가 챗봇 상담을 시작할 때 ‘위’에 대한 카테고리를 선택한 후 궁금한 부분을 질문하면, 다른 치료 부위에 해당하는 답변보다 훨씬 더 적합한 내용으로 신속하게 안내 받을 수 있다.

의료챗봇 전문 스타트업 웨저가 선보이는 인공지능 기반 음성 서비스 ‘메디에어’에도 클로바 챗봇의 기술이 적용됐다. 메디에어는 병원으로 걸려오는 고객 전화 문의를 음성 인공지능으로 응대하는 서비스로, 병원의 영업 시간이나 주차 문의, 병원 위치, 진료 시간과 같은 내용에 대한 고객 문의는 물론 예약 등록 및 변경, 취소 요청 등의 고객센터 업무를 진행한다.

이 과정에서 클로바의 자연스러운 음성인식 및 합성, 자연어처리 기술이 활용된다. 고객의 음성이 인식되면 클로바 스피치 기술이 음성을 텍스트로 변환해 챗봇에 전달한다. 챗봇은 자연어 분석을 통해 최적의 답변을 찾아, 클로바 보이스 기술을 통해 자연스러운 음성으로 제공한다.

◆카카오 i 커넥트 톡, 공공IT 인프라에서 두각= 네이버에 클로바 챗봇이 있다면 카카오에는 카카오톡 채널, 챗봇 등을 결합한 AI 기반의 고객 응대 플랫폼 ‘카카오 i 커넥트 톡’이 있다. 별도의 시스템 구축이나 앱 개발이 필요 없다는 게 강점이다. 기존에는 각 기업의 전산실 서버에 직접 고객센터를 개발, 구축하는 ‘온프레미스(On-premise)’형태가 주가 됐지만 카카오 i 커넥트 톡과 같은 클라우드 기반의 서비스를 이용하면 신속한 도입과 효율적인 운영이 가능하다.

지난해 4월 카카오엔터프라이즈와 업무협약을 맺은 교보생명은 ‘카카오톡 채널’로 고객 맞춤형 정보를 제공하고, 카카오톡 채널 친구를 이용한 홍보 및 마케팅, 상품 가입·조회·변경 등의 대 고객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현재 일 평균 약 2000여명이 교보생명 챗봇으로 상담을 진행하고 있으며, 이는 기존 시스템 대비 4배 이상 증가한 수준이다. 카카오톡으로 빠른 업무 처리가 가능해져 상담사 연결 전환율도 감소했다. 이용자의 요청사항 인식 정확도는 95%를 넘어 이용자 만족도 역시 높아졌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밖에 지난해 에버랜드 티켓 발권과 식음료 주문 결제 과정을 챗봇으로 해결할 수 있는 시스템 구축을 위해 삼성물산 리조트부문과 업무협약을 맺었고 삼천리, SK E&S 등과도 업무협약을 맺어 전입, 안전점검, 전출 등 고객들이 자주 이용하는 업무를 챗봇으로 처리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카카오 i 커넥트 톡은 연말정산, 세금 납부, 병무 서비스 등 공공분야에도 손을 뻗치고 있다. 카카오 i 커넥트 톡은 지난해 11월 ‘디지털서비스 전문 계약제도’ 심사위원회를 통과했다. 이 제도는 수요기관이 필요한 서비스를 직접 선택해 계약하도록 하는 제도다.

현재 공공기관들은 카카오톡 채널을 이용해 서비스 이용 방법, 안내 사항 등을 FAQ 형태로 제공하고 있다. 민원 접수부터 상담, 결제·납부 등 과정을 원스톱으로 해결할 수 있도록 돕는다. 예를 들어 카카오톡에 ‘내 택배 조회해줘’, ‘등기번호 조회해줘’ 등의 명령으로 배송 상황을 확인할 수 있다. 만약 세무 서비스라면 카카오톡에 ‘종합소득세 신고 알려줘’ 등의 질문으로 ‘00일까지 납부하셔야 합니다’ 등의 맞춤형 답변을 카카오톡 메시지로 받을 수 있다.

강나훔 기자 nahum@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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