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수미인턴기자
교통법규 위반 단속을 피하기 위해 인형으로 교묘히 번호판을 가리고 있는 한 배달 라이더의 모습.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아시아경제 황수미 기자] 코로나19 여파로 배달 수요가 계속해서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교통 법규 위반 단속·신고를 회피하기 위한 배달 라이더들의 '꼼수' 행위도 덩달아 진화하고 있다.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인형이나 헤어밴드까지 동원해 대놓고 번호판을 가리는 라이더의 모습이 사진으로 올라와 화제다. 이는 교통 법규 위반 적발을 피하기 위한 목적으로 보여 안전사고에 관한 시민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배달 오토바이의 불법 주정차와 난폭운전 등 도로교통 위반 행위가 증가함에 따라 오토바이 관련 단속이 크게 늘었다. 통상 신호 위반의 경우 4만~5만 원 수준의 과태료, 범칙금이 부과되지만 장애인 주차 구역에 주차하는 등 일부 위반 사항의 경우 10만 원이 훌쩍 넘는 부담을 지우기도 한다. 이에 따라 배달 라이더들은 단속에 걸리면 하루 일당을 모두 날릴 수 있어 이처럼 단속 피하기에 사활을 걸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꼼수가 '번호판 감추기'다. 흙이나 접착제를 번호판에 발라 식별이 어렵게 만들거나 이른바 '순대'로 불리는 체인 자물쇠를 늘어뜨려 번호를 살짝 가리는 식이다. 번호판을 아예 떼거나 접는 식으로 단속을 피하는 경우도 있으며 최근 들어 인형까지 등장했다.
교통 법규 위반 단속·신고를 회피하기 위해 오토바이의 번호판을 접어 놓은 한 배달 라이더의 모습.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이러한 배달 라이더들의 '꼼수'에 대해 시민들은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이들 라이더의 행태에 관한 제보가 잇따라 올라오고 있으며, 배달을 생계로 하는 라이더들의 고충을 이해하지만 자칫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시민 안전을 위해 교통질서는 준수해야 한다는 내용이 주를 이룬다.
한편, 배달 수요가 증가하면서 늘어난 오토바이 사고를 줄이고 오토바이의 교통 법규 위반을 단속하기 위해 공익제보단이 만들어져 지난해부터 운영되고 있다. 올해는 3,000명의 공익제보단이 새로 선발돼 활동 중이다. 이들은 카카오톡 단체 채팅방이나 네이버 밴드 등을 통해 단속 노하우를 공유하는 등 조직적으로 활동하기도 한다. 하지만 일각에선 이같은 공익제보단에 대한 적대감 때문에, 불법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번호판을 가리는 라이더들의 꼼수가 오히려 더 횡행하고 있다는 시각이 있다.
황수미 인턴기자 choko216@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