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IPO 시장 역대 최대 호황…'닷컴 거품' 2000년 4배 자금 조달

[사진 제공= AP연합뉴스]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올해 글로벌 기업공개(IPO) 시장이 닷컴 거품 때인 2000년을 넘어 역대 최대 호황을 보이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딜로직에 따르면 올해 4월까지 100만달러 이상 IPO가 875건 성사됐다. 이는 딜로직이 지난 26년간 관련 통계를 집계한 이래 가장 많다. 기존 기록이었던 2000년의 4월까지 기록 592건을 크게 웃돌았다.

올해 공모 금액 규모도 2300억달러로 2000년 800억달러의 4배 수준이다. 2300억달러는 딜로직이 관련 통계를 집계한 지난 26년 중 21개년도 연간 IPO 총액을 웃도는 규모다. 올해 IPO가 추가적으로 단 한 건도 없어도 IPO 규모 면에서 이미 역대 6위에 해당하는 셈이다.

올해 스팩(SPACㆍ기업인수목적회사) 투자 열기가 뜨거웠던데다 뉴욕 등 세계 주요 증시가 사상최고치 행진을 보인 점이 IPO 시장 활황을 이끌었다.

2300억달러 중 절반 가량이 스팩을 통해 조달됐다. 지역별로 조달 규모를 따지면 2300억달러 중 3분의 2는 미국에서 이뤄졌다. 미국에서 스팩 투자 열기가 뜨거웠기 때문이다. 미국에 이어 중국과 홍콩 시장이 각각 8%, 5%의 점유율로 2, 3위를 차지했다.

쿠팡은 뉴욕 증시에 상장해 46억달러를 조달했고, 홍콩 증시에 상장한 중국 동영상 공유 어플리케이션 콰이쇼우는 62억달러를 끌어모았다. 영국 배달 앱 딜리버루도 런던 증시에서 20억달러 자금을 조달했다.

IPO 시장이 올해 남은 기간에도 호황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영국, 이스라엘 등의 국가에서 봉쇄 조치가 해제되면서 세계 경기가 회복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UFC 모기업인 인데버, 영화배우 제시카 알바가 공동 창업주로 참여한 어니스트, 주식 거래 애플리케이션 로빈후드 등이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

다만 최근 스팩 시장이 급격하게 위축되고 있다는 점은 걸림돌이 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스팩에 대한 감시를 강화할 것이라고 밝힌 뒤 스팩을 통한 상장이 급격하게 줄었다.

딜로직은 직상장 건을 이번 집계에 포함하지 않았다. 따라서 이달 초 나스닥 거래소에 상장된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데스크는 집계에서 빠졌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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