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수급 급한 불 껐지만…구체적 도입시기 아직 미정(종합)

올해 9900만명분 확보
집단면역 형성 물량의 2.75배
11월 목표 한 발 가까워졌지만
모더나 2분기 도입 등 불안
더딘 접종 속도도 문제

[아시아경제 서소정 기자] 정부가 화이자의 코로나19 백신 4000만회분(2000만명분)에 대한 추가 구매계약을 체결해 현재까지 총 9900만명분의 백신을 확보, 올해 집단면역 달성 목표에 한 발 다가서게 됐다.

전 세계 백신 확보 비상 속에서 일단 화이자 백신을 추가 확보하면서 급한 불은 끄게 됐지만 문제는 더딘 접종 속도다. 이미 접종이 시작된 아스트라제네카·화이자 백신에 더해 2분기 노바백스·모더나·얀센 등 총 5종의 백신이 동시다발로 들어오는 만큼 접종 대상자와 시기를 효율적으로 배분해야 하는 과제가 남았다.

구체적 수량·시기 명확히 해야…범정부TF 노바백스 CEO와 곧 면담

정부가 화이자 백신 2000만명분을 추가로 확보하면서 올해 화이자 백신은 당초 2600만회분과 추가 계약한 4000만회분이 더해져 총 6600만회분(3300만명분)이 공급된다. 화이자 백신은 현재까지 175만회분이 공급됐으며, 이를 포함해 6월 말까지 700만회분이 공급될 예정이다.

3분기부터는 5900만회분이 순차적으로 공급될 계획이다. 7월부터는 아스트라제네카·화이자 뿐만 아니라 노바백스·모더나·얀센 백신이 본격적으로 국내에 들어온다. 9월 말까지 협의된 물량은 약 8000만회분이며, 상반기 공급분과 합산하면 9월 말까지 약 1억회분의 백신이 도입된다.

올해 우리나라가 확보한 코로나19 백신은 총 1억9200만회분(9900만명분)으로 늘었다. 공동구매 국제 프로젝트인 ‘코백스 퍼실리티’를 통해 1000만명분, 개별 제약사와는 8900만명분을 구매계약했다. 제약사별 물량은 화이자 3300만명분, 아스트라제네카 1000만명분, 얀센 600만명분, 모더나 2000만명분, 노바백스 2000만명분이다.

이는 우리나라 전체 인구 5000만명의 약 2배이자 집단면역 형성을 위한 접종 목표 3600만명의 2.75배 접종이 가능한 물량이다. 공급이 원활하게 이뤄지면 9월 말까지의 물량만으로도 18세 이상 국민 4400만명 전체에 대한 1차 접종이 가능해진다. 이기일 범정부 백신도입 태스크포스(TF) 실무지원단장은 "9월 말까지 확보한 물량 4400만명분은 접종 대상 18세 이상을 가정할 때 1번이 아니고 2번 모두 접종할 수 있는 물량"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우리나라가 도입한 백신 가운데 얀센을 제외한 4종의 백신은 모두 2회 접종이 필요하다.

각 백신의 구체적인 도입 시기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홍남기 국무총리 직무대행 겸 경제부총리는 지난 20일 미국 제약회사 모더나의 코로나 백신을 올해 하반기부터 공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당초 모더나 백신은 2분기 도입 예정이었지만 홍 총리대행 발언 이후 백신 수급 우려가 불거졌다. 미국이 모더나 백신 3차 접종(부스터 샷)을 공식화하면서 당초 수급 계획에 차질이 생긴 것 아니냐는 불안이 증폭됐다. 이에 대해 이 단장은 "노바백스·모더나·얀센 백신은 2분기까지 271만회분이 들어오는 것으로 협의 중"이라며 "모더나 백신도 2분기 일정 부분, 소량 들어오게 된다"고 전했다.

국내 기업인 SK바이오사이언스가 노바백스 백신 위탁생산에 나서는 가운데 향후 계획도 변화가 예상된다. 스탠리 에르크 노바백스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SK바이오사이언스 안동공장을 방문해 코로나19 백신의 국내 생산 문제 등을 협의했다. 이 단장은 "기존 2000만명분에서 추가로 (계약을) 할 것인지 아니면 또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해서 사적인 기업 간 거래 계약이 될 것"이라며 "범정부 TF에서도 조만간 노바백스 CEO와 면담이 예정돼 있다"고 설명했다.

국민 4.4%만 접종…"하루 최대 150만명 접종역량 확보할 것"

경찰과 소방관 등 사회필수인력의 예방접종이 시작된 26일 김창룡 경찰청장이 서울 종로구보건소에서 코로나19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맞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정부는 상반기 1200만명에 대한 1차 접종을 완료하고, 노바백스·모더나·얀센 백신의 일부를 상반기 내 추가로 도입할 계획이다. 또 18세 미만 접종 대상 확대와 변이 바이러스 대응을 위한 3차 접종 등 향후 추가적인 수요에 선제 대응해 나갈 수 있도록 한다는 목표다.

전문가들은 백신 수급 불안이 일부 해소된 만큼 접종에 더욱 속도를 내야 한다고 지적했다. 현재 백신 접종이 시작된 이후 59일간 전 국민의 4.4%만이 접종을 받았다.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에 따르면 전날 6140명이 신규 접종 받아 1차 접종자는 총 226만6888명으로 집계됐다. 백신 종류별로는 누적 1차 접종자 중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자가 131만3123명, 화이자 백신 접종자가 95만3765명이다. 화이자 백신 1·2차 접종자 전체를 합산 반영한 누계 접종자는 237만1793명이 된다.

집단면역을 형성할 수 있는 전체 국민 70%에 대한 1차 접종을 9월까지 마무리하려면 접종 속도를 끌어올려야 한다. 우선 정부는 4월 말까지 300만명 접종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매일 15만명에 대한 접종을 실시하기로 했다. 인프라 확충에도 나선다. 홍 총리대행은 "예방접종센터는 5월 초까지 204개소에서 267개소로, 민간위탁 접종의료기관은 5월 말까지 2000여개소에서 1만4000여개소로 확대되며 이 경우 우리는 일 최대 150만명 이상 접종이 가능한 접종역량을 지니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추진단에 따르면 당초 6월 접종이 예정됐던 경찰·해양경찰·소방 등 사회필수인력에 대한 접종이 앞당겨져 이날부터 시군구별로 지정된 위탁의료기관에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접종받는다.

서소정 기자 ssj@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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