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철현기자
글로벌 화장품 시장에서 우리나라 스타트업이 독자 기술력을 바탕으로 주목받고 있다. 해외 공략을 선택해 ‘K뷰티’ 붐을 이끄는 주역 중 하나로 부상하고 있는 허니스트다.
20일 허니스트에 따르면 이 회사의 지난해 수출 실적은 371만9000달러로 전년(222만6000달러) 대비 67% 급증했다. 총 매출액의 80% 이상을 해외에서 거두는 성과를 올리고 있다는 게 허니스트의 설명이다.
허니스트는 2016년 창업 직후부터 국내 시장보다는 수출에 주력하는 전략을 폈다. 필리핀을 시작으로 러시아, 캐나다, 미국, 일본 등 6개국에 13개 브랜드 50여종의 제품을 개발해 판매하고 있다. ‘세라코스(Ceracos)’와 같은 자체 브랜드 제품도 있고 해외 브랜드 제품을 주문자개발생산(ODM) 방식으로 만들기도 한다.
허니스트가 성과를 낼 수 있었던 배경에는 핵심 신소재를 바탕으로 한 독자 기술력과 시장 변화를 내다본 빠른 전략 변화가 있었다. 기업부설연구소에서 ‘님트리’ 잎 추출물을 개발해 특허 출원을 진행한 것이 대표적이다. 님트리 잎 추출물은 미세먼지로부터 피부 보호에 탁월한 데다가 다양한 제품에 적용할 수 있다. 허니스트는 한 번의 특허 출원으로 여러 나라에 출원한 효과를 거둘 수 있는 국제특허(PCT)를 선택해 지난해부터 이 핵심 신소재를 법적으로 보호받을 수 있게 됐다.
지난해 코로나19 확산 이후 화장품 수출이 급감하자 허니스트는 의약외품이라는 새로운 길을 모색했다. ‘K방역’의 첨병인 손 소독제가 첫 아이템이었다. 화장품과 제형이 비슷해 빠르게 제품을 개발할 수 있었지만 문제는 수출에 필요한 인증이었다. 허니스트는 먼저 국제 사업자등록번호로 통용되는 ‘던스 넘버’를 받은 뒤 자체 손 소독제 브랜드 ‘핸즈퓨리’ 제품군, 세라코스의 기능성 샴푸와 토닉 제품 등 총 13종 제품에 대한 미국 식품의약국(FDA) 일반의약품(OTC) 승인을 6월에 취득했다. 이 제품들로 300만 개 이상의 판매고를 올릴 수 있었고 코로나19로 인한 화장품 매출액 감소분도 보전할 수 있었다.
이 같은 국제특허 출원, 수출 인증 등의 과정에서 허니스트는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의 ‘수출바우처사업’의 도움을 받았다. 이는 기업이 바우처를 활용해 수출과 관련한 서비스와 수행기관을 자유롭게 선택해 이용할 수 있는 지원 사업이다. 허니스트는 수출을 위해 필요한 허가와 인증, 기업과 브랜드를 널리 알리기 위한 홍보 등에도 수출바우처를 활용하고 있다. 올 상반기 출시 예정인 프리미엄 아기 화장품 브랜드 ‘몽쉘베베’로 중국 시장 진출을 준비하고 있는데 그 첫걸음인 영문 및 중문 상표 등록도 수출바우처로 진행해 수출 교두보를 만들었다는 설명이다.
김현정 허니스트 기업부설연구소장은 "수출바우처가 없었다면 수출 관련 사항들을 일일이 확인하느라 훨씬 더 많은 인력과 비용이 소모됐을 것"이라며 "능력을 인정받은 수행기관도 한곳에 모여 있으니 여력이 부족한 스타트업에게는 최고의 수출지원사업"이라고 말했다.
김철현 기자 kch@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