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 전 직원 투기 제보에도 묵살…'사실상 알고도 방치'

지난해 7월 '개발토지 정보 이용 부적절한 행위' 관련 제보
"부인과 지인 부인 이용한 차명거래" 구체적 주소까지 명시
그러나 LH "퇴직 직원은 감사 대상 아냐" 미온적 대응

[아시아경제 임온유 기자]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의 투기 의혹이 국민적 공분을 사고 있는 가운데 LH가 지난해 7월 전 직원의 투기 행위에 대한 제보를 묵살한 것으로 드러났다.

15일 LH가 김상훈 국민의힘 의원에게 제출한 ‘최근 5년간 LH레드휘슬(부조리신고) 접수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7월22일 ‘개발토지에 대한 정보를 이용한 부적절한 행위’라는 제목으로 직원 투기 의혹에 대한 제보가 접수됐다.

제보자는 "A씨(퇴직)가 공사 재직시 개발되는 토지에 대한 정보를 미리 파악해 부인 혹은 지인 부인의 이름으로 토지를 구입했다"면서 "재직 당시 주변인들과 이러한 행동을 한 것은 물론이고 현재도 진행중"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제보자는 이 같은 투기 행위가 "서울, 인천, 충남 등에서 전방위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면서 차명 거래 이름과 주소까지 구체적으로 명시하기도 했다.

해당 제보는 2016년부터 지난해 7월까지 접수된 부조리 신고 641건 중 유일하게 투기 관련 내용을 담았다. 그러나 이례적인 제보에도 LH는 A씨가 감사 대상이 아니라며 이를 묵살했다.

LH는 "퇴직 직원과 관련된 사항은 규정에 따른 감사대상에 해당되지 않아 사실관계 확인 등 조사를 진행하기 어려운 사안"이라 밝히고 이를 종결지었다.

'규정'을 핑계로 한 LH의 미온적인 대응을 두고 직원 땅 투기를 사실상 알면서도 방치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 의원은 "이때 LH가 적극적인 자체조사에 나섰으면, 지금과 같은 국민적 공분과 행정적 낭비는 줄일 수 있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LH는 2018년 과천신도시 개발정보 유출 때부터 상기 제보에 이르기까지, 자체 교정의 많은 기회가 있었음에도 모두 놓쳤다"면서 "대대적인 외부 수술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임온유 기자 ioy@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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