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우기자
공병선기자
[아시아경제 이민우 기자, 공병선 기자] 기업들이 비트코인을 사들이는 한편 미국 금융당국이 유동성 확대 기조를 유지한 영향으로 대표 가상통화(암호화폐) 비트코인이 5700만원대로 반등했다.
국내 가상통화 거래소 업비트에 따르면 25일 오전 10시45분 기준 비트코인은 전날 대비 약 2% 상승한 5760만6000원을 기록했다. 전날 오전 9시24분 5287만5000원으로 떨어진 뒤 반등한 것이다.
최근 비트코인은 연일 최고가를 경신하며 상승세를 보였다. 지난 20일 6598만5000원을 기록하면서 올해 초 대비 두 배 이상 올랐다. 특히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비트코인을 칭송할 때마다 가격이 가파르게 올랐다. 테슬라가 공시를 통해 비트코인 15억달러 가량을 사들였다고 밝힌 지난 8일에는 하루 만에 17% 넘게 상승하기도 했다. 이후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이 가상통화 규제를 시사하자 다시 5000만원대로 떨어졌다.
다만 과거처럼 폭락으로 이어지지 배경은 기관투자자가 뛰어들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23일(현지시간) 블룸버그는 클라우드 소프트웨어 업체 마이크로스트레티지와 온라인 결제업체 스퀘어 등 기업들이 가상통화를 사들이면서 우려가 줄었다고 전했다. 마이크로스트레지는 비트코인을 가장 많이 가진 기업이다. 총 9만531개를 보유하고 있다. 이날 가격 기준 5조2000억원이 넘는 규모다.
미 경제매체 CNBC에 따르면 지난주 마이크로스트레티지는 전환사채 10억5000만달러(약 1조1629억원) 가량을 발행 후 비트코인 1만9452개를 추가 매수했다. 스퀘어도 현금 보유분 5%에 해당하는 1억7000만달러 상당 비트코인을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기관투자자들 때문에 가상통화 시장에 대한 신뢰가 형성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마이크로스트레티지, 테슬라 등에 이어 페이팔, 스퀘어 등 결제 기업도 비트코인 시장에 참여했다. 블랙록, 뉴욕멜론은행 등 금융권도 비트코인을 투자 대상으로 인정하며 제도권에 들어서고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 18일(현지시간) 캐나다 토론토증권거래소(TSX)에선 북미 최초 비트코인 가격 추종 상장지수펀드(ETF)가 거래되기 시작했다. CNBC는 현재 가상통화 시장에 기관투자자가 참여하고 있어 다수의 비트코인 투자자들이 2017년 거품과는 상황을 다르게 보고 있다고 분석했다.
유동성 확대 기조가 유지되는 것도 긍정적인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블룸버그는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미 상원 금융위원회 청문회에서 “유동성 공급을 위해 국채와 기관의 담보채권 매입을 현재 속도대로 유지할 것”이라고 말하자 주식시장뿐만 아니라 가상통화 시장도 상승했다고 전했다. 지금까지 유동성 확대 영향을 받은 가상통화 시장이 파월 의장의 발언에 또 한 번 반응한 셈이다. 짐 라이드 도이치방크 전략가는 “비트코인이 대규모 유동성을 기반으로 당분간 상승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민우 기자 letzwin@asiae.co.kr공병선 기자 mydillon@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