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X생명과학 주식 던진 KPX홀딩스, 현금은 누가 챙길까

[아시아경제 장효원 기자] KPX생명과학의 주가가 ‘코로나19 백신 테마’로 급등하자 최대주주인 KPX홀딩스는 보유 주식을 재빠르게 장내 매도해 막대한 차익을 봤다. KPX홀딩스는 양규모 회장 일가가 지분 절반 이상을 보유한 KPX그룹의 지주사다. 시장에서는 KPX홀딩스가 확보한 현금을 어떻게 사용할지 관심이 집중된다.

현금 1200억원 확보… 배당나설까

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KPX홀딩스는 KPX생명과학 지분 30.92%를 지난 11, 13, 17일 등 3거래일에 걸쳐 장내 매도했다. 평균 매도 단가는 2만6450원으로, 총 1227억원가량을 확보했다. 이에 따라 KPX홀딩스의 KPX생명과학 보유 지분은 21%로 내려갔다.

최대주주의 대량 매도에 KPX생명과학 주가는 급락했다. 지난 13일에는 장중 23%까지 올랐다가 -15%로 장을 마감했고 지난 17일에는 장중 11% 급등한 후 -8%로 거래를 마쳤다. 코로나19 백신 테마로 주가가 상승할 때마다 KPX홀딩스가 주식을 판 영향으로 분석된다.

KPX홀딩스 관계자는 “주주들한테 KPX생명과학에 대해 문의가 오면 화이자랑 항생제가 관계있다고만 말했을 뿐 백신이랑 관계가 있다고 회사에서 언급한 적 없다”고 밝혔다.

이렇게 확보한 현금은 KPX홀딩스의 별도 기준 영업외수익으로 잡힐 전망이다. KPX홀딩스의 KPX생명과학 장부가는 약 4000원이다. 이를 2만6000원대에 팔았으니 약 1040억원의 차익이 순이익에 반영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에서는 KPX홀딩스의 배당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KPX홀딩스는 2006년 지주회사로 전환된 후 매년 고배당을 지급하고 있다. 최근 3년 평균 현금배당수익률은 4.9%다. 배당성향은 지난해 30.9%, 2018년 288.6%, 2017년 39.0% 등이다.

배당성향이 들쭉날쭉한 원인은 2018년과 지난해에 주당 배당금을 2600원으로 똑같이 지급했기 때문이다. 회사 순이익 규모와 관계없이 배당금을 지급했다는 뜻이다. 올해도 높은 배당이 예상되는 이유다.

최대 수혜자는 양준영 부회장?

KPX홀딩스가 배당을 하면 절반 이상은 양규모 KPX홀딩스 회장의 친인척 등 특수관계자들이 가져갈 전망이다. 특수관계자를 포함한 양 회장 일가의 KPX홀딩스 지분율은 50.9%에 달한다. 단일 최대주주는 양규모 회장으로 19.64%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실질적인 최대주주는 양규모 회장의 장남인 양준영 부회장이다. 양 부회장은 KPX홀딩스 지분 10.4%를 보유하고 있는데, 본인이 최대주주로 있는 ‘씨케이엔터프라이즈’라는 법인을 통해 11.24%를 보유하고 있어 총 21.64%의 지배력을 갖고 있다.

씨케이엔터프라이즈는 2008년 7659주를 시작으로 매년 KPX홀딩스의 지분을 조금씩 취득했다. 씨케이엔터프라이즈의 수입원은 상품수출과 부동산 임대수익, 배당 등이다.

주요 매출인 상품수출은 KPX그룹 내부 거래에서 나온다. 지난해 말 기준 씨케이엔터프라이즈는 상품 수출로 61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 매출은 전액 계열사인 ‘VINA FOAM’으로의 수출이다. 수출하는 상품은 KPX케미칼에서 매입했다. 매입가격은 51억원이다. KPX케미칼에서 VINA FOAM으로 수출하는 과정에서 10억원의 차익을 씨케이엔터프라이즈가 챙기는 것이다.

또 다른 매출은 부동산 임대수익이다. 씨케이엔터프라이즈는 양준영 부회장이 28세인 1996년 당시 주식회사 진양으로부터 부산시 삼락동의 한 부동산을 인수했다. 주식회사 진양은 KPX홀딩스의 계열사다. 씨케이엔터프라이즈는 이 부동산에서 매년 임대료를 수취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3억3000만원의 임대료를 받았다. 이렇게 마련한 돈으로 양 부회장은 KPX그룹의 지배력을 공고히 할 수 있었다.

KPX홀딩스 관계자는 “KPX생명과학 지분을 판 이유는 지배구조 개선과 투자가용자금 확보 목적”이라며 “구체적인 사용 계획은 정해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장효원 기자 specialjhw@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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