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국감]시험대 오르는 이성윤의 입… '검찰 본연의 임무 충실'

[아시아경제 배경환 기자]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이 첫 공식석상에 나타났다. 이 지검장은 19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서울고검 산하 검찰청에 대한 국감 자리에서 "검찰 본연의 임무에 충실한 서울중앙지검이 되겠다"고 밝혔다. 이 지검장은 펀드사기 사건에서 정ㆍ관계 로비 의혹으로 번진 옵티머스 수사를 총괄 중으로 이 사건에 대한 그의 발언은 수사 방향을 예측할 수 있는 가늠자가 될 전망이다.

이날 이 지검장은 지난 1월 취임 후 처음으로 국회 국정감사에 출석했다. 평소 페이스북을 즐기는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사안에 따라 묵직한 발언을 내놓는 윤석열 검찰총장에 비해 외부 노출은 적지만 역할로 살펴보면 검찰 내 관심도는 단연 1순위다.

이 지검장의 입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옵티머스 사건 수사는 친정부 성향으로 분류되는 이 지검장이 자청해 지난 6월에 서울중앙지검에 배당된 것으로 알려졌지만 최근까지도 수사에 진전을 보이지 못했다.

하지만 정부·여당 관계자들이 연루됐다는 '펀드 하자 치유 관련' 문건이 등장하며 상황은 바뀌었다. 수사팀은 신중한 입장을 취하면서도 신속한 수사를 위해 대검에 인원 충원을 건의했다. 대검은 건의를 받아들여 법무부에 요청하는 한편, 추가 수사팀 증원도 지시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협조 지시에, 추 장관의 수사팀 보강 승인으로 사건 수사가 급물살을 탈 여건은 마련된 셈이다.

다만 여권 성향의 이 지검장이 성역 없이 공정한 수사를 진행할 수 있을지 미지수다. 앞서 수사팀은 물론 추 장관도 정·관계 인사들의 실명이 적시된 문건은 확보돼 있지 않다고 공개적으로 밝힌 바 있다. 이날 국감에서 이 지검장의 발언으로 향후 수사 방향은 물론 결과까지도 예측할 수 있는 이유다.

윤 총장과 이 지검장의 갈등이 또다시 비춰질 수도 있다. 앞서 윤 총장과 이 지검장은 옵티머스 수사팀을 증원하는 과정에서 검사 파견 규모 등을 놓고 입장차를 보였다. 윤 총장은 이 지검장의 검사 4명 파견 방침을 철회시키고 인원 증원수를 10명으로 늘렸다. 이에 추 장관은 검사 파견 요청을 즉각 승인하던 전례와 달리 이틀째 고민하다 결국 5명으로 줄여 보냈다.

이 지검장은 이날 한동훈 검사장을 전 채널A 기자의 강요미수 의혹 사건 공범으로 수사한 것을 놓고도 답변을 해야한다. 압수수색 과정에서 한 검사장과 몸싸움을 벌인 정진웅 광주지검 차장검사에 대한 이 지검장의 입장도 주목된다.

법조계에서는 이 지검장이 차기 총장으로서 가능성을 평가를 받는 시험대라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문 대통령의 경희대 법대 후배로 현 정부 출범 후 승승장구한 이 지검장이 차기 총장이 될 것이라는 평가가 많은 상황에서 옵티머스 수사에 대한 처신이 향후 구도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줄 수밖에 없어서다.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의 옥중서신 공개 후 추 장관과 윤 총장의 전면전으로 확산된 라임 사태도 이날 국감의 최대 이슈다. 지난 주말 추 장관은 검찰이 수사를 제대로 하지 않아 별도의 수사를 검토하고 있다고 발표했고 윤 총장 측은 '중상모략'이라는 다소 거친 발언까지 내놓으며 사실에 근거하지 않은 발표라고 즉각 반박했다. 현재 라임 사태는 서울남부지검이 수사 중에 있다.

이밖에 추 장관 아들의 '휴가 미복귀' 수사에 대해 무혐의 처분한 서울동부지검의 추가 입장도 이날 국감에서 들어볼 수 있다. 그동안 야권에서는 카카오톡 대화 내용 등 확실한 증거가 있는데도 '봐주기 수사'를 했다는 지적을 이어왔다.

배경환 기자 khbae@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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