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 핫피플] 8년간 100여개 유통계 콜라보 장인

패션 브랜드 누누 운영하는 허재영 재허앤코 대표

[아시아경제 조유진 기자] 패션 브랜드 '누누'를 운영하는 재허앤코의 허재영 대표는 유통업계 '콜라보레이션 장인'으로 통한다. 최근 8년간 그가 진행한 콜라보 캠페인만 100여개에 달한다. 그는 '콜라보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라는 직함도 가지고 있다. SPC그룹 비알코리아의 디자인 고문으로 일하며 최근 3년간 베스킨라빈스와 던킨도너츠의 각종 콜라보 캠페인을 진두지휘했다.

인기 만화 캐릭터 '스누피'를 콘셉으로 꾸며진 배스킨라빈스 인천공항터미널점과 던킨도너츠의 비이커 한남점 팝업스토어도 그의 작품이다. 최근에는 스페인 신발 브랜드 캠퍼와 스타필드 매장 컨셉 작업도 함께 했다. 그는 "소비의 주축인 MZ세대는 개성과 취향을 적극적으로 드러내는 소비 성향을 보이고 있지만 기성 제품들로는 이들의 눈길을 사로잡기 힘들어졌다"며 "콜라보를 통해 소비자들이 경험하고 싶은 브랜드를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허재영 재허앤코 대표

그가 2016년 론칭한 누누는 프랑스 국민작가로 떠오른 아티스트 장 줄리앙과의 합작 브랜드다. 그가 론칭한 스트리트 캐주얼 브랜드 스테레오 바이널즈의 캡슐 컬렉션으로 출발해 2016년 브랜드로 첫 선을 보였다. 얼굴 일러스트를 위트 있게 풀어낸 이미지가 젊은층의 큰 사랑을 받으며 급성장했다. 당시 내노라하는 온라인 플랫폼에서의 러브콜이 이어졌고,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비이커와 무신사, W컨셉 등 각종 온라인 패션 편집숍에 입점하며 승승장구했다.

한창 잘 나가던 2018년 그는 돌연 브랜드 운영을 중단했다. 허 대표는 "브랜드 상업화에 대한 거부감이 밀려왔다"며 "일시적 소비를 넘어 창의적이고 유니크한 즐거움을 소비를 통해 전파하자는 처음의 약속을 고민해보는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2년간의 긴 고민을 끝내고 지난 10일 '누누 2기'로 새출발했다. 4년 전 브랜드를 처음 론칭했던 유아인의 스튜디오 콘크리트를 통해서다.

상품 영역은 의류에서 가구, 소품 등 라이프스타일 분야로 확대했다. 제품 하나하나에 브랜드만의 아이덴티티를 담기 위해 애썼다. 반응은 예상보다 빨랐다. 오프라인 매장을 통해서만 선보인 와인글라스 신제품은 출시 당일 300개 물량이 완판될 만큼 인기를 끌었다.

누누는 매주 한 차례 신제품을 출시한다. 출시 품목도 소량으로 제한한다. 일년에 두 차례 시즌 마다 무한에 가까운 상품을 쏟아내는 패션계 파격 행보다. 물량 공세도 지양한다. 그는 "시즌 마다 수백개의 신상품을 깔기 위해 구색 맞추기용 상품까지 양산해 내는 방식을 거부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대기업 등 외부와의 콜라보 시도도 같은 이유다. 누누와 함께 그가 운영하고 있는 스트리트 패션 브랜드 스테레오 바이널즈는 이랜드리테일의 유아동 큐레이션 플랫폼 키디키디를 통해서만 키즈 제품을 선보인다. 오직 키디키디에서만 만나볼 수 있는 단독상품들이다. 서울산업진흥원의 공공 브랜드 '서울메이드'와의 콜라보도 준비중이다. 허 대표는 "환경을 고민하고, 전 제품을 서울(한국)에서만 생산하자는 우리 브랜드의 원칙이 서울메이드 캠페인과 부합한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그는 "물량 공세를 통해 매출 볼륨을 키우는 대신 상품 하나하나에 의미를 담아 소비자와 소통하는 브랜드를 만들어가겠다"고 강조했다.

조유진 기자 tint@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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