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드래곤부터 BTS까지…스타들이 사랑한 '톰브라운'[히든業스토리]

톰브라운, 고전적인 정장 디자인 벗어나
빨간색·흰색·파란색, 3색 스트라이프가 브랜드 상징
톰브라운과 콜라보한 '갤럭시Z 플립'도 완판

가수 방탄소년단.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허미담 기자] 자로 잰 듯 똑 떨어지는 정장 재킷과 몸에 꼭 맞는 셔츠, 좁은 옷깃. '톰브라운'(Thom Browne)은 지금까지 나왔던 고전적인 디자인의 정장과는 거리가 멀다. 발목이 드러나는 9부·10부 길이의 슬랙스 팬츠, 짧은 재킷 등은 정형화된 정장의 틀을 깨부쉈다. 뉴욕의 멋쟁이들이 톰브라운에 주목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톰브라운은 기존 럭셔리 브랜드가 갖추지 못했던 신선하고 세련된 감성을 바탕으로 한국인들은 물론 전 세계인들의 이목을 사로잡았다. 패션을 사랑하는 이들이 톰브라운에 열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배우 지망생 톰브라운, 패션계에 발을 디디다

디자이너 톰브라운. 사진='톰 브라운' 공식 홈페이지

디자이너 톰브라운은 전통적인 정장 차림에 의문을 던지며 패션 시장에 뛰어들었다. 그러나 출발부터 순조롭진 않았다. 그는 패션계에 이름을 알리기 전, 한때 배우를 꿈꾸며 뉴욕의 조르지오 아르마니(Giorgio Armani) 매장에서 판매 사원으로 일했다. 이 과정에서 그는 폴로(Polo)의 디자이너 랄프 로렌(Ralph Lauren)을 만나게 된다. 그는 우연한 기회에 랄프 로렌의 보조 디자이너 업무를 맡게 되면서 패션계에 데뷔한다.

그가 본격적으로 톰브라운을 론칭한 시점은 2001년이다. 그는 당시 미국 뉴욕 웨스트빌리지에서 5가지 수트만을 사전주문 받아 제작했다.

'예약제 스토어'로 시작한 톰브라운은 2003년 남성 기성복 및 액세서리 컬렉션, 2011년 첫 여성 컬렉션을 선보이며 브랜드 영역을 확장한다.

정교한 재단과 최고 수준의 공정을 통해 제작된 톰브라운 의류는 패션에 관심이 있는 뉴욕 '멋쟁이'들의 이목을 끌기 충분했다.

특히, 톰브라운은 수트에 자신만의 철학을 담는 것으로도 입소문이 났다. 그는 1950년대 후반~60년대 초반 미국의 감각적인 느낌을 톰브라운만의 클래식한 느낌으로 표현하면서 유명세를 얻었다.

그는 틀 안에 갇혀있던 미국 패션계에 활기를 불어넣었다는 업적을 인정받아, 지난 2006년과 2013·2016년 등 총 3차례에 걸쳐 미국 패션디자인협회(CFDA)가 선정하는 올해의 남성복 디자이너에 선정됐다. 2017년에는 뉴욕 패션기술대(FIT)에서 쿠튀르협회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결국 배우 지망생이던 톰브라운은 현재 전 세계 40여 개국, 300개 이상의 백화점 및 부티크를 운영하는 브랜드 CEO로 거듭나게 됐다.

지드래곤·샤이니·BTS…한국인이 사랑한 '톰브라운'

톰브라운 회사원 패션. 사진=톰브라운 홈페이지 캡처

한국은 톰브라운을 유난히 애정하는 나라 중 하나다. '톰브라운 매니아'로 불리는 지드래곤을 비롯해 샤이니, 방탄소년단 등 유명 연예인들이 애용하는 브랜드로도 유명하다.

특히 지드래곤은 직접 구매한 톰브라운 정장을 자주 입고 나와 화제가 됐고, 2014년엔 프랑스 파리 패션위크에 초청받아 톰브라운과 함께 찍은 사진을 공개하기도 했다.

방탄소년단 또한 평소 톰브라운을 즐겨 입는다. 이들은 지난해 영국 웸블리 스타디움 공연에도 수트부터 신발까지 톰브라운으로 통일한 바 있다.

당시 기자회견에서 이들의 의상을 본 한 기자가 "정장이 밴드 비틀스를 연상시킨다"고 하자, 멤버 슈가는 "오늘은 '톰브라운'을 입었다. 21세기 비틀스라는 말씀이 부담스럽기도 하다. 비틀스 선배님에게 누가 되지 않도록 더 열심히 해야겠다"고 답해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과거 비틀스는 단정한 셔츠와 똑 떨어지는 수트가 상징인 '모즈룩'으로 인기를 끌었다. 본인의 핏에 딱 맞는 깔끔한 디자인을 추구한다는 취지는 톰브라운이 갖는 맥락과 비슷하다.

일반 소비자들에게도 톰브라운은 인기다. 코트 한 벌에 400만~600만원대이고, 100만원 안팎의 셔츠를 파는데도 국내에서는 없어서 못 팔 정도다. 2011년 톰브라운이 첫 해외 매장으로 한국(현대백화점 압구정본점)을 선택한 이유도 그만큼 국내에서 인기가 높기 때문이다.

갤럭시 Z 플립 톰 브라운 에디션을 기념하는 스페셜 퍼포먼스.사진=톰브라운 홈페이지 캡처

최근 국내에서의 인기를 확인할 수 있었던 대표적인 사례는 삼성전자가 출시한 '갤럭시Z 플립 톰브라운 에디션'이다. 이 에디션은 300만 원에 육박하는 가격에도 불구하고, 판매가 시작되자 접속자들이 한꺼번에 몰려들어 홈페이지 접속이 마비될 정도였다. 결국 이 에디션은 판매를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완판됐다.

당시 삼성전자는 완판 이후 공지를 통해 "원활하지 못한 접속 환경에도 불구하고 고객 여러분의 관심 속에 준비한 수량이 전량 소진됐다"고 밝혔다.

톰브라운, 빨간색·흰색·파란색 이어지는 '3색 스트라이프' 상징

삼성전자가 판매한 '갤럭시 Z 플립 톰브라운 에디션'. [이미지출처=연합뉴스]

톰브라운은 프랑스 국기를 반대로 한 듯한 빨간색·흰색·파란색이 이어지는 3색 스트라이프가 상징이다. 이 3색 스트라이프는 가디건, 핸드백, 향수 등에 다양하게 활용돼 톰브라운만의 상징적인 디자인으로 자리잡았다.

톰브라운의 또다른 시그니처는 '회색'이다. 톰브라운은 재킷, 니트, 팬츠 등 여러 의류에 회색을 활용하면서 세련미를 강조했다. 특히, 색조를 달리한 회색을 겹쳐 사용하는 '그레이 톤온톤 룩(gray tone-on-tone look)'도 톰브라운에서 빼놓을 수 없는 특징 중 하나다. 톰브라운의 광고 영상에서도 그레이 수트를 입고 있는 모델들의 모습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의상의 디테일 또한 소비자들을 이끄는 요인 중 하나다. 톰브라운은 단추 하나하나에도 디테일하게 장식돼 있다. 톰브라운의 상징인 3색 스트라이프 무늬가 단추에도 적용된 것은 물론, 밑단의 마무리 박음처리도 눈에 띄지 않게 돼 있어 깔끔한 느낌을 잘 살려준다.

톰 브라운, 소비자에게 '수트 착용법' 전수

톰브라운의 수트 착용법. 사진=톰브라운 공식 홈페이지

톰브라운은 소비자들이 의상을 멋스럽게 소화할 수 있도록 노력한다. 이들은 '수트 착용법' 매뉴얼을 만들어 소비자들에게 전파하는가 하면 바지, 가디건 등 여러 의류에 대한 착용법을 제시하고 있다. 이는 소비자들이 구매 당시 원했던 핏을 똑같이 재현하기 위한 노력이라고 볼 수 있다.

톰브라운 수트 착용법은 ▲ 셔츠를 카라 버튼은 잠그지 않고 입는다 ▲ 셔츠의 첫번째 버튼은 잠그지 않은 상태로 타이를 착용한다 ▲ 타이 클립을 셔츠 카라와 바지 허리 중간 지점에 사용한다 ▲ 자켓의 포켓 덮게는 밖으로 내놓는다 등이다.

톰브라운 바지를 입을 경우 ▲ 벨트는 하지 않는다 ▲ 양말은 신지 않는다. 꼭 신어야 하면 솔리드 검은색을 신는다 ▲ 바지 기장은 복숭아뼈가 보이도록 올리고 커프를 약 7cm 가량 준다 등이다.

허미담 기자 damdam@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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