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백종민특파원
[아시아경제 뉴욕=백종민 특파원] 미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2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재확산 공포가 커지면서 미 증시는 급락했다.
24일(현지시간) 미 존스홉킨스대 집계에 따르면 전날 미국의 신규 확진자는 3만4700명으로, 코로나19 감염이 절정이었던 지난 4월24일 3만6400명을 기록한 이후 가장 많았다. 숫자만 놓고 보면 현재 미국의 확산세는 또다시 절정을 맞은 셈이다. 대유행이 본격화됐던 지난 2월 이후로는 세번째로 많은 숫자다. 이날까지 누적 감염자수는 237만6000명을 웃돌았다.
미국내 코로나19 재확산은 인구가 가장 많은 3개주(캘리포니아, 플로리다, 텍사스)를 중심으로 나타나고 있다. 캘리포니아주에서는 23일에만 7149명의 신규 확진자가 쏟아져 이틀 연속 최고치를 경신했다. 플로리다주 확진자도 이날에만 5511명 늘면서, 전날 3000명 수준에서 수직 상승했다. 텍사스주에서도 하루새 코로나19 사태 후 가장 많은 5489명 신규 확진자가 나왔다. CNN에 따르면 이들 3개 주 인구는 3280만명으로, 미국 전체인구의 27.4%를 차지한다.
이외에 애리조나주, 오클라호마주 등에서도 환자가 점차 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애리조나주에서는 코로나19 테스트를 받은 사람 5명 중 1명이 감염자로 분류됐다. WSJ는 미국 50개 주 가운데 34개 주에서 2주일 새 코로나19 환자 수가 증가했다고 보도했으며, CNN은 최근 일주일 동안 최소 10개주의 확진자 증가율이 50%를 웃돌았다고 전했다.
향후 전망은 좋지 않다. 이날 워싱턴대 의과대학 보건계량분석연구소(IHME)는 오는 10월1일까지 코로나19로 인한 미국내 사망자 수가 18만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현재 미국내 사망자가 12만1932명인것을 감안하면 향후 3개월사이 6만여 명이 추가로 사망할 것으로 내다본 것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수가 다음 주면 전 세계적으로 1000만명에 달할 것이라며 아직 확산세가 정점에 이르지 않았다고 경계수위를 높였다. 다만 IHME는 95%의 미국인이 마스크를 착용한다면 사망자 수는 14만6000명까지 줄어들 수 있다고 덧붙였다.
상황이 심각해지면서 경제 재개를 미루거나 재봉쇄하려는 움직임도 확산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초기 가장 심각한 피해를 입은 뉴욕ㆍ뉴저지ㆍ코네니컷 등 3개 주는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해 신규 확산지역에서 들어오는 방문자들을 대상으로 14일간의 격리조치를 시행한다고 밝혔다. 신규 확산지로 지목된 곳은 텍사스ㆍ플로리다ㆍ애리조나ㆍ아칸소ㆍ워싱턴주 등 9개 주다. 또 노스캐롤라이나주는 3주간 경제재개 조치를 잠정 중단키로 했다.
아이폰 제조업체 애플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가 증가하는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에 있는 애플스토어를 다시 폐쇄하기로 했다. 애플은 지난 19일에도 코로나19 확산을 이유로 플로리다ㆍ애리조나ㆍ노스캐롤라이나ㆍ사우스캐롤라이나주 등 4개 주에서 운영 중인 애플스토어 11곳의 문을 다시 닫은 바 있다. 이에 따라 지금까지 폐쇄된 애플 소매점은 모두 18곳으로 늘어나게 됐다.
조기 경제활동 재개를 결정했던 그렉 에보트 텍사스 주지사는 이날 "감염이 심각하다. 집을 떠나야할 이유가 없다"며 사실상의 자택대피령을 내렸다.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도 감염확산이 계속될 경우 경제활동 재개를 되돌릴 수 있음을 예고했다.
뉴욕증시도 코로나19 확산 우려로 급락했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 지수는 2.72%나 하락하며 2만6000선이 무너졌고 나스닥 지수도 2.19% 떨어진 9909.17을 기록, 1만선을 다시 내줬다.
코로나19 재확산 속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도는 더욱 추락하고 있다. 이날 로이터ㆍ입소스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코로나19 대응 지지도는 37%로, 관련 여론조사가 시작된 후 최저를 기록했다.
뉴욕=백종민 특파원 cinqange@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