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최초 '세로 2차원 적층 물질' 국내서 개발

[아시아경제 황준호 기자] 국내 연구진이 세계 최초로 수직으로 서 있는 2차원 구조를 구현해냈다. 이 구조를 통해 수소나 메탄 같은 기체 연료를 저장하거나 위험한 가스를 제거하는 흡착제의 개발이 가능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울산과학기술원 백종범 에너지 및 화학공학부 연구팀은 '수직으로 선 2차원 적층 구조'를 구현해 우수한 기체 저장 능력과 위험물질 흡착 성능을 갖는 물질을 개발했다. 수직 2차원 적층 구조는 원자 하나 두께로 얇은 층상 물질을 수직으로 세운 뒤 이를 쌓아올린 구조다.

백종범 교수는 "탄소 기반 2차원 물질인 그래핀의 발견 이후 2차원 물질을 활용하려는 시도는 꾸준히 늘고 있다"며 "새로운 개념을 도입해 2차원 구조가 본래 가진 한계점을 극복하고 세계 최초로 세로로 서 있는 2차원 구조를 구현해냈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이 구조를 구성한 새로운 물질을 개발하기도 했다. 트립티센 헥사민과 나프탈렌테트라카르복실릭 디안하이드라이드를 합성한 물질이다. 이 물질은 수직 적층 구조로 인해 기체와 닿는 표면적이 넓어, 기체 저장에 우수한 성능을 나타냈다. 특히 흡착이 어려운 방사능 물질로 알려진 아이오딘(I2, 요오드) 흡착 속도는 현재 개발된 유기 다공성 물질 중 가장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 물질은 구조가 매우 안정적이어서 600℃의 고온도 잘 견딘다. 제1저자인 노혁준 UNIST 에너지공학과 연구원은 "구조물의 모든 부분을 고리 모양으로 만들어 기존 2차원 유기 다공성 구조체보다 화학적, 열적 안정성을 높였다"며 "각종 고온 공정에서도 사용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 24일자로 게재됐다.

황준호 기자 rephwang@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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