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놈펜 안길현객원기자
[아시아경제 프놈펜 안길현 객원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항공산업 위기가 캄보디아를 덮쳤다. 관광산업 의존도가 높은 캄보디아에서 여객 수요가 급감하면서, 이 지역 항공산업에 투자한 외국계 기업들이 비명을 지르고 있는 것이다.
21일 VN익스프레스 등 베트남 언론에 따르면 베트남항공은 최근 캄보디아 국영항공사인 앙코르에어 경영에서 손을 뗀다고 발표했다. 베트남항공은 앙코르에어 지분 49%를 갖고 있는 최대주주다. 앙코르에어는 캄보디아 정부와 민간투자자들의 참여로 2009년 7월 취항했는데 11년 만에 최대주주가 경영을 포기하기로 한 것이다.
보도에 따르면 베트남항공은 청산 가치가 3700만달러인 에어버스321 5대에 대해 매각계약을 체결했다. 이에 따라 앙코르에어에는 프로펠러 항공기만 남게 돼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된 이후 경영 전망이 더욱 어두워졌다.
이런 상황은 최근 캄보디아 항공산업의 위기와 관계가 깊다. 지난달 프놈펜, 시엠레아프, 시하누크빌 등 캄보디아 내 3개 국제공항의 국제선 운항편수는 총 2575편으로, 지난해 12월(총 4241편)보다 40% 감소했다. 국제선 승객 역시 36만2414명에서 17만0387명으로 55% 줄었다.
이달 실적은 더욱 악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캄보디아 외무부는 이달 1일부터 ▲동남아시아국가연합(아세안) 국가 국민에 대한 비자 면제 중단 ▲국적과 관계 없이 모든 외국인에 대한 관광비자와 전자비자(e비자), 도착비자 발급 중단 ▲코로나19 음성 진단서 제출 ▲체류 기간 감염될 경우 5만달러 이상의 치료비를 보장하는 보험 가입증명서 제출 등 사실상 한 달간 외국인을 받지 않겠다는 조치를 발표했기 때문이다.
베트남 국가자본관리위원회(CMSC)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160대의 항공기를 보유하고 있는 베트남항공은 현재 6대만 운항하고 있으며 직원 절반이 휴직한 상태다. CMSC가 관리하는 19개 공기업 가운데 코로나19 피해가 가장 크다는 평가가 나올 정도다. 보고서는 베트남항공의 단기부채가 1억5094만달러에 이르고, 이달부터 지출해야 할 자금도 5억1458만달러에 달한다며 정부 개입을 요청했다.
실적 악화는 베트남항공만의 문제가 아니다. 캄보디아 3개 국제공항은 프랑스 빈치항공이 2040년까지 운영권을 갖고 있으며 바사카에어, 캄보디아에어웨이, 캄보디아앙코르에어, JC인터내셔널에어라인, 란메이항공, 스카이앙코르항공 등 캄보디아 국적항공사 6곳도 모두 중국 등 외국계 자본으로 설립됐다. 이들 사업자 모두 실적에 빨간불이 켜졌다.
한편 전 세계 280여개 항공사를 회원사로 둔 국제항공운송협회(IATA)는 코로나19 여파로 전 세계 항공사 여객 매출이 지난해보다 2500억달러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협회는 지난달 초만 해도 피해액을 1130억달러로 추정했지만 한 달 새 피해 전망치는 2배 이상 늘었다. 그만큼 코로나19가 항공업계에 던진 충격이 크다는 뜻이다.
프놈펜 안길현 객원기자 khahn@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