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밋빛 일색' 증권사 리포트, 올핸 무더기 '목표가 하향'

[아시아경제 고형광 기자] 올해 증권사들이 상장사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한 리포트 갯수가 400개를 훌쩍 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리포트 가운데 30% 정도로 작년 같은 기간 '목표가 하향' 리포트 갯수(165개)와 비교하면 3배 가까이 늘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기업의 실적 전망치가 낮아지면서 증권사 리포트에도 악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28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20일까지 증권사들이 발간한 종목 리포트 1497개(중복 포함) 가운데 27.6%인 413개 달하는 리포트에서 분석 종목의 목표주가를 내렸다. 작년 같은 기간 1642개 리포트 중 165개(10.0%) 종목의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한 것과 비교하면 2.7배 늘어난 것이다.

올해 목표주가가 기존대로 유지된 리포트의 비율은 64.5%(966개), 상향 조정된 리포트는 7.9%(118개)로 집계됐다. 작년엔 목표가 유지와 상향 비율이 각각 75.8%(1245개), 14.2%(232개)였다.

증권사들은 이달 들어서만(1~20일) 265개 종목에 대한 증권사의 목표가를 하향 조정했다. 올해 하향 조정한 전체 리포트(413개) 중 64% 정도로 절반을 훌쩍 뛰어 넘는 수치다. 지난 1월 14개에 불과하던 목표가 하향 리포트는 코로나19가 확산세를 보이던 지난달엔 134개로 늘었고, 이달 들어 2배 이상 증가했다.

'목표가 상향', '매수' 등 장밋빛 일색인 기존 증권사 리포트들과는 사뭇 다른 양상이다. 코로나19가 미국, 유럽 전역으로 번지며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현실화되는 데다 국제 유가까지 급락해 세계 경제가 장기 침체에 빠질 것이란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증권사들이 목표가를 낮춘 업종은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은 항공과 정유·화학은 물론 반도체, 자동차, 금융, 조선 등 거의 전 종목을 망라한다.

최근 리포트 가운데 목표주가가 가장 많이 조정된 종목은 현대글로비스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은 현대글로비스의 목표주가를 기존 22만원에서 9만원으로 60%나 하향 조정했다.

신한금융투자는 휠라홀딩스의 목표주가를 7만원에서 3만원으로 57% 조정하기도 했다. NH투자증권도 휠라홀딩스의 목표가를 28% 내린 4만9000원으로 제시했다.

국제유가 급락으로 주가가 크게 내린 SK이노베이션의 경우 목표주가가 기존 17만7000원에서 10만8000원으로 39% 하향 조정(KB증권)됐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웬만해선 목표주가를 낮추지 않는 증권사들의 특성을 고려할때 올해는 극히 이례적인 상황인건 맞다"며 "코로나19 여파가 기업들 실적에 미치는 악영향이 그만큼 크다는 것 아니겠냐"고 말했다.

고형광 기자 kohk0101@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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