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영기자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
[아시아경제 김민영 기자]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이 또 자사주를 매입했다. 김 회장은 취임 이후 거의 매해 받은 배당금을 고스란히 자사주 매입에 썼다. ‘지주 배당=자사주 매입’이라는 공식이라는 말도 나온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금융지주는 지난 5일 김 회장이 자사주 2000주를 매입했다고 공시했다.
지난 4일 지주가 보통주 1주당 1600원의 결산 배당을 한 다음 날 김 회장이 자사주 매입에 나선 것이다.
김 회장은 현재 자사주 6만주를 보유하고 있다. 이번 배당으로 김 회장은 9280만원(세금 계산 안함)의 배당금을 받게 됐다. 배당금 중 3분의 2에 가까운 6600만원어치의 주식을 배당 공시 다음 날 매수한 셈이다.
2012년 취임한 김 회장은 다음 해인 2013년부터 현재까지 5억650만원어치의 자사주를 매수했다. 기존 보유 수량이 4만5375주 있었고, 취임 이후 1만4635주를 추가로 사들였다.
2013년 3월부터 올해까지 김 회장이 받거나 받을 예정인 배당금을 계산해 보니 4억3008만원(세금 계산 안함)에 이른다. 배당 받은 금액 이상을 자사주 매입에 쓴 셈이다.
특히 올해처럼 배당 공시가 나온 뒤 자사주 매입에 나선 게 여러 번 목격된다. 김 회장은 2013년 3월25일 2000주(7360만원어치)를 매수했는데 앞서 같은 달 6일 하나금융은 보통주 1주당 250원의 배당을 결의했다. 2015년에도 배당 공시 한 달 여 뒤에 김 회장은 자사주를 샀고, 지난해에도 김 회장은 배당 공시일(7월26일) 전후로 2억원에 가까운 자사주 5400주를 매수했다.
이 기간 하나금융 주가는 2만원대에서 4만9000원대까지 등락을 거듭했는데 김 회장은 단 한 번의 매도 없이 꾸준히 매수에 나섰다.
이러한 자사주 매입은 김 회장의 애사심과 회사에 대한 자부심을 나타낸다는 평가다. 또 주주가치 제고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 시장에선 최고경영자(CEO) 등 경영진의 자사주 매입은 호재로 읽힌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향후 실적에 대한 자신감과 책임경영에 의한 주가부양 의지다”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주가 방어를 위한 조치로 보는 시각도 있다. KB증권은 지난 5일 하나금융의 올해 순이익이 부진할 것으로 전망하며 목표 주가를 4만7000원에서 4만4000원으로 낮춰 잡았다. 7일 종가 기준 하나금융의 주가는 3만4500원이다.
김민영 기자 mykim@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