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소비자물가 사실상 마이너스…통계청 '디플레이션은 아냐'

26일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추석 선물세트를 살펴보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아시아경제 김민영 기자] 8월 소비자물가가 전년 동월 대비 0.0%대를 기록하며 사상 최저 수준을 보였다. 소수점 세자릿수까지 따지만 지난달 물가상승률은 사실상 마이너스다. 통계청은 국제유가 하락에 정부 물가정책, 농축수산물 가격 하락 등이 겹친 여파다. 정부는 8개월째 저물가 기조(0%대)를 이어가고 있는 상황에 대해 디플레이션의 징후로 단정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지만 이미 경기 침체에 접어든 것 아니냐는 우려가 고개를 들고 있다.

통계청이 3일 발표한 '8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8월 소비자물가는 전년동월대비 0.0%를 기록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0.0%를 기록한 것은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1965년 이후 처음이다. 소수점 세자릿수까지 따지면 지난달 물가상승률은 사실상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8년 8월 지수가 104.85였고 지난달 지수는 104.81로 지난해 동월보다 0.038% 하락했기 때문이다.

지난달 물가상승률이 0%대를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물가 상승률은 1월 이후 8개월 연속 0%대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2015년 2∼11월(10개월) 이후 최장 기록이다.

농축수산물 가격 하락 영향이 컸다. 농축수산물 가격은 전년 동월 대비 7.3% 하락하며 물가 하락을 이끌었다. 기여도 측면에서 봐도 농축수산물의 기여도는 -0.59%포인트로 가장 높았다. 지난해 8월과 9월 농산물 가격이 각각 13.5%, 9.3% 폭등한 기저효과도 작용했다. 농축수산물 가격 하락 여파로 신선식품지수도 13.9% 떨어졌다. 생활물가지수는 0.4% 하락했다.

최근 국제유가 하락으로 인한 공업제품 물가 하락도 물가를 내렸다. 지난달 공업제품은 1년 전보다 0.2% 떨어졌다. 공업제품 중 휘발유와 경유는 각각 7.7%, 4.6% 하락했다. 석유류의 기여도는 -0.30%포인트로 농축수산물 다음으로 높았다. 이어 집세(-0.02%포인트), 공공서비스(-0.01%포인트) 등의 순으로 물가를 끌어내렸다.

농산물 및 석유류를 제외한 지수(근원물가지수)도 0.9% 상승하는데 그쳤다. 한국은행은 적정한 근원물가지수를 2%로 보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 근원물가인 식료품및에너지제외지수는 0.8% 올랐다.

소비자물가가 8개월째 0%대 행진을 이어가며 디플레이션 가능성이 제기되지만 통계청은 디플레이션 징후로 보기는 어렵다고 입장이다. 이두원 물가동향과장은 "국제유가 및 농축수산물 가격이 하락한 데다 유류세 인하, 무상교육·복지가 영향을 끼쳤다"며 "상품과 서비스의 총체적이고 지속적인 하락 상태인 디플레이션 상태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김민영 기자 argus@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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