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예산실은 전부 서울에 있나'…군기 잡은 홍남기

주말 앞둔 금요일 오후 확대간부회의 주재…서울서 업무 많은 예산실 언급
기재 1차관 첫 출근날 부처 기강 잡기 해석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최일권 기자] 지난 16일 느닷없이 소집된 기획재정부 확대간부회의에서는 긴장이 감돌았다. 기재부의 실ㆍ국장, 각국 총괄과장들이 참석하는 확대간부회의는 대개 월요일에 열리지만, 이날은 주말을 앞둔 금요일 오후였다. 회의 소집 통보도 하루 이틀 전이 아닌 당일 오전에 이뤄졌다. 이 때문에 서울에서 업무를 보던 기재부 간부들은 회의장소인 정부세종청사 대신 서울청사에서 영상으로 회의에 참석했다. 평소와 다른 분위기에서 회의가 열린 터라 긴장은 더욱 높았다.

회의를 소집한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첫 마디도 참석자들을 움찔하게 했다. 홍 부총리는 회의 시작 직후 영상화면에서 예산실 관계자들이 보이자 "왜 예산실은 전부 서울에 있냐"고 가벼운 질타(?)를 날린 것이다.

세종청사에서 가급적 근무하고 서울 출장을 자제하라는 의미로 볼 수 있지만 기재부 내부에서는 예산실 상황을 부총리가 모를리 없다는 점에서 발언 배경에 주목하고 있다. 내년도 예산작업이 막바지에 이르러 정부부처, 여당과 업무 협의가 많은 현실을 홍 부총리가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김용범 1차관이 이날 첫 출근을 한 만큼 그동안 느슨했던 조직을 다잡기 위해 예산실을 언급한 것 아니겠냐"고 해석했다.

회의에 참석한 예산실 관계자는 "부총리의 언급이 있었지만 회의가 끝난 후에는 '예산실이 서울에서 고생하는 상황을 알면서도 한마디한 것'이라고 다독였다"고 전했다.

홍 부총리는 '예산실 발언'에 이어 곧바로 부처내 실국간 칸막이가 여전히 높다는 점을 지적해 부처 내 정보 공유문제에 대한 중요도를 짐작케 했다. '실국간 칸막이' 발언은 이날 오후 기재부가 배포한 보도자료에도 반영됐다. 기재부는 보도자료에서 "내수활성화 등 경제활성화와 관련해 특정실국만의 업무로 인식하거나 실국간 업무칸막이ㆍ비밀주의 등에 안주하는 모습을 경계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세종=최일권 기자 igchoi@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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