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되는 탈북 탓?…北국경 감시인력 대폭 늘려

국경 분위기 살벌…주민들 한자리 모이는 것 피해
브로커·밀수 하던 주민들 생계 곤란…뇌물 늘어

[아시아경제 문제원 기자] 경제난으로 탈북하는 주민이 증가하면서 북한 당국이 국경 지역 감시·통제 인력을 대거 확충한 것으로 알려졌다.

17일 자유아시아방송(RFA)은 함경북도의 한 소식통을 인용해 "(북한) 국경 지역에 대한 감시와 통제를 강화할 목적으로 담당 보안원들과 보위원들의 인력이 배로 증강됐다"고 전했다.

기존에는 보안원 한명과 보위원 한명이 1개 조를 이뤄 국경 지역에 있는 한개 동이나 리를 담당했다면, 최근에는 여러명의 보안원과 보위원이 한개 동에 배치되는 등 감시 인력이 대폭 늘어난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이와 관련해 RFA에 "지속적으로 이어지는 탈북을 막기 위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요즘에는 탈북을 시도하는 사람들이 가족, 친척들로 그룹을 형성해 탈북하는 사례가 많아 국경 보안 인력을 크게 보강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국경 지역의 감시·통제가 한층 강화된 것으로 보인다. 국경 지역의 분위기가 살벌해지면서 주민들도 서로 눈치를 보며 한 자리에 모이는 것을 피하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특히 국경 지역에서 생계를 목적으로 브로커·밀수 일을 하던 주민들의 경우 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소식통은 "탈북자 가족과 한국에 있는 가족 사이에 전화를 연계해주고 돈벌이를 하던 브로커들도 감시망을 벗어나지 못해 극도로 조심하고 있다"며 "보위원, 보안원에 직접 뇌물을 주고 그들의 입회 하에 통화를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양강도의 다른 소식통도 RFA에 "주민들이 장사 등 생계 목적으로 중국을 드나들며 행하던 밀수 행위도 요즘엔 꽉 막혀버린 상태"라며 "이로 인해 밀수로 생계를 이어가던 상당수의 국경 지역 주민들이 생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북한 당국이 주민들에 대한 착취 목적으로 감시·통제 인력을 늘린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실제 담당 보안원과 보위원이 증가하면서 밀수 등 불법행위로 인한 뇌물 액수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주민들은 당국이 주민 착취 수단으로 국경 통제를 이용하고 있다며 비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문제원 기자 nest2639@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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