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춘한기자
[아시아경제 임춘한 기자] 손학규 대표의 퇴진을 둘러싼 바른미래당의 내홍이 깊어지고 있다. 손 대표는 사퇴 요구를 거부하며 현재 공석인 정책위의장과 사무총장 등의 임명을 예고했다. 이에 대해 오신환 원내대표와 하태경·이준석·권은희 최고위원 등은 거부 의사를 밝혔다.
손 대표는 17일 최고위원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당직 인선과 관련해) 반대하는 분들이 많아서 협의를 좀 더 하겠다”면서도 “의결사항이 아니고 당 대표 임명권이 분명히 있는 것인 만큼 빨리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바른미래당의 한 관계자에 따르면 사무총장·정책위의장·수석대변인에 각각 임재훈·채이배·최도자 의원이 임명될 것으로 알려졌다. 당헌·당규 제22조에는 정책위의장 임명을 당 대표의 권한으로 명시하고 있다. 다만 제60조에 당 대표가 정책위의장 임명 시 최고위원회의의 협의를 거치도록 돼있다.
하 최고위원은 사무총장으로 거론되는 임 의원이 회의에 참석하자 “임 의원은 왜 왔느냐”며 “최고위원회의의 아무런 양해도 없이, 물론 동료의원이라고 하지만 불쑥 들어오는 것은 최고위원회의 권위를 훼손하는 것이고 일단 나가달라”고 요구했다. 손 대표는 “(임 의원이) 여기 앉는 것이 위법이거나 안 되는 것은 아니지만 최고위원이 말하니까 (그렇게 하자)”고 했고 임 의원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회의 시작 전에는 주승용 최고위원과 하 최고위원간 자리 배치를 놓고 실랑이도 벌어졌다. 주 최고위원은 손 대표에 대한 비판이 거세지자 오 원내대표의 발언 도중 퇴장했다.
오 원내대표는 이날 선출 이후 처음으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작심 발언을 쏟아냈다. 오 원내대표는 “수신제가 치국평천하라고 했는데 우리 당의 노력이 힘을 받고 지지를 얻으려면 당 내부가 조속히 정비되고 정상화 돼야 한다"며 "당 전체가 불행한 사태로 빨려 들어가는 걸 막기 위해 큰 어른으로 용단을 내려줄 것을 간곡히 호소한다"고 밝혔다.
오 원내대표는 손 대표의 전날 기자간담회 발언도 문제 삼고 나섰다. 그는 "어제 당 대표가 같은 당 동지를 수구보수로 매도하면서 의원들의 총의를 패권주의라고 비난한 것은 참으로 실망스러운 일"이라며 “지난 8일 의총에서 화합과 자강, 혁신하자고 약속하면서 민주평화당이든 자유한국당이든 통합하는 일도 총선 연대도 없다고 못 박았는데 누가 수구보수이고, 패권주의냐"고 사과를 요구했다.
임춘한 기자 choon@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