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한 詩]채송화/곽재구

당신은 참 좋은 사람이에요

웃고 있군요

샌들을 벗어 드릴 테니

파도 소리 들리는 섬까지 걸어 보세요

■이 시에서 화자는 즉 "당신은 참 좋은 사람이에요"라고 말하고 있는 이는 채송화를 바라보고 있는 사람일까 혹은 채송화일까? 그건 모르겠다. 아니 둘 중 어느 누구인들 무슨 상관이 있겠는가. 누구라도 좋으니 말이다. 나는 그런데 내가 바로 앞에 적은 문장을 살짝 다른 결로 옮겨 놓고 싶다. 환대에 대해 말하고 싶은 건데, 굳이 레비나스나 데리다를 떠올리지 않아도 환대의 윤리는 무조건적인 것이다. 쉽게 말해 타자를 심문하지 않고 그에 따라 차이를 두지 않는 게 환대다. 그가 누구이든 조건 없이 맞이하는 것, 그래서 타자를 타자로 인정하고 존중하는 것이 환대의 시작이고 핵심이다. 이 시에 적힌 바를 빌려 말하자면, 꽃을 보고 웃듯 웃어라. 그러면 그도 당신을 따라 웃을 것이다. 채상우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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