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reign Book] 나치에 점령당한 네덜란드 돕는 10대의 오드리 헵번

로버트 매첸 '더치 걸: 오드리 헵번과 2차 세계대전(Dutch Girl: Audrey Hepburn and World War II)'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검은 저녁들(black evenings).'

영화배우 오드리 헵번이 제2차 세계대전 중 나치에 점령당한 네덜란드에서 한 공연이다. 나치 독일과 싸우는 네덜란드 저항군을 돕기 위한 공연이었다. 불빛이 새나가지 못하도록 창문을 가리고 했다. 공연을 해서 모은 돈은 네덜란드 저항군에게 보냈다. 공연은 숨 막히는 긴장감 속에 진행됐다. 몇몇 사람은 공연장 바깥에서 독일군이 오는지 살폈다. 관객들은 쥐 죽은 듯 조용히 공연을 관람했다. 헵번은 당시 관객들을 자신이 본 최고의 관객들이었다고 회상했다.

'더치 걸: 오드리 헵번과 2차 세계대전(Dutch Girl: Audrey Hepburn and World War II)'은 헵번이 나치 독일에 점령된 네덜란드에서 보낸 10대 시절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역사학자이자 전기 저술가인 로버트 매첸이 써서 오는 16일 출간될 예정이다.

헵번은 1929년 벨기에 브뤼셀에서 태어났다. 어린 시절에는 주로 네덜란드에서 생활했다. 헵번은 열네 살 때부터 네덜란드 저항군을 도왔다. 나치가 금지한 신문을 자신의 두꺼운 양말에 숨겨 네덜란드 저항군에 전달했다. 헵번은 영어를 잘해 나치와 싸우는 미국·영국 병사들도 도왔다. 그들에게 음식을 배달하고 그들이 어디로 가야 할지, 누가 그들을 도와줄 수 있는지 알려줬다. 정작 자신은 먹지 못해 영양실조로 몇 차례 죽을 고비를 넘기기도 했다.

헵번의 아들 루카 도티는 "어머니는 할리우드나 영화에 관해서는 말씀하지 않았다. 전쟁에 대해, 선과 악에 대해 말씀하셨다"고 회상했다. 그는 이 책의 서문을 썼다. "어머니는 항상 '전쟁보다 더 큰 악은 없다. 아이들에게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라고 말씀하셨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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