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日→美 '강행군'…이재현 '1~2년 글로벌 성과에 CJ 미래 달려있다'(종합)

작년 연말 미국서 글로벌 회의…올해 첫 해외 현장경영 행선지 일본
또 미국으로…슈완스컴퍼니·DSC로지스틱스 본사 위치 소도시 방문
경영진 만나 통합작업 등 논의…그레이트CJ 등 그룹 비전 달성 의지

CJ 이재현 회장

[아시아경제 이선애 기자]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또 다시 미국으로 건너갔다. 지난 해 12월 중순 글로벌 경영전략회의 주재 및 현지 시장 점검차 미국 로스앤젤레스를 찾은 이후 4개월 만이다. 이 회장은 앞서 지난 2월엔 일본에서 식품ㆍENM을 중심으로 사업전략 점검회의를 주재했다. 근육과 신경이 점차 소실되는 유전병으로 투병 중임에도 불구, 글로벌 현장경영을 강화하며 경영 보폭을 넓히고 있는 것. 그야말로 동에 번쩍 서에 번쩍이다. 아픈 몸을 이끌고 강행군을 펼치는 것은 그만큼 글로벌 성장의 필요성에 대한 이 회장의 강한 의지의 표현이라는 게 그룹 안팎의 해석이다.

5일 CJ그룹에 따르면 이 회장은 지난 3월 말 미국으로 출국해 최근 미네소타주에 위치한 슈완스컴퍼니를 비롯해 일리노이주에 위치한 DSC로지스틱스 본사를 방문했다. 이 회장의 출장길엔 박근희 CJ그룹 부회장 겸 CJ대한통운 대표, 신현재ㆍ강신호 CJ제일제당 대표 등 CJ그룹의 최고 경영진도 다수 동행했다. 앞서 CJ그룹은 지난해 8월 DSC로지스틱스를 2300억원, 올해 2월 슈완스컴퍼니를 1조9000억원가량에 각각 인수했다. 특히 슈완스는 CJ그룹 역사상 역대 최대 규모의 크로스보더 딜(국경 간 거래)이다. 미국 시장 전역을 아우르는 슈완스 인수로 CJ제일제당은 세계 최대 가공식품 시장인 북미를 본격 공략할 수 있는 추진력을 확보하게 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CJ제일제당은 '비비고 만두' 등으로 올해 미국 시장에서 만두 매출 확대에 힘쓸 계획이다.

이 회장의 인수 기업 현장 방문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그동안 계열사 사장과 실무진이 현지 기업을 돌고 이 회장은 미국 법인이 있는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에서 머물며 보고만 받았다. 투병 중인 상황에서 지방 소도시까지 찾아가는 것은 무리였기 때문이다.

슈완스 본사가 있는 마셜은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남서쪽으로 238㎞ 떨어진 인구 1만3680명(2010년 센서스 기준)의 소도시다. 마셜에는 공항이 있지만 정기 항공편은 없고 전세기 운항만 가능하다. DSC로지스틱스 본사가 위치한 일리노이주 데스플레인스도 시카고에서 남동쪽으로 약 30㎞ 떨어진 인구 5만8364명의 소도시다.

CJ그룹 관계자는 "두 회사에 대한 인수 작업이 마무리되면서 통합작업을 진행하고 CJ그룹과의 시너지 효과를 점검하기 위해 직접 방문한 것"이라며 "두 회사의 기존 경영진과 만나 경영 전략에 대해 논의했다"고 설명했다.

직접 인수 기업의 본사를 방문한 것을 두고 이 회장의 미국 사업에 대한 의지와 그룹 비전 달성에 대한 염원이 그만큼 강하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 회장은 2020년까지 매출 100조원 달성 '그레이트 CJ'와 2030년까지 3개 사업에서 세계 1등 '월드베스트 CJ' 그룹 비전 달성에 필사의 각오로 임해달라고 강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지난 해 연말 로스앤젤레스에서 직접 글로벌 경영전략회의를 진행할 당시에도 이 회장은 "향후 1~2년의 글로벌 성과에 그룹의 미래가 달려 있다"고 경영진에 강하게 주문했다. 쓴소리도 아끼지 않았다. 그는 "2005년 LA에서 글로벌 도약을 선언한 이후 13년동안 글로벌 사업은 큰 성과없이 더디게 성장했다"며 "바이오, 식품 HMR, ENM 드라마 등 일부 사업적 성과가 있지만 아직 명실상부한 글로벌 기업이라기에는 미흡한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2019년은 더이상 물러설 수 없는 중요한 시기로, 절박함을 갖고 특단의 사업구조 혁신 및 실행 전략을 추진하라"고 강조했다.

이는 경영에 복귀한 후 공개한 첫 해외 메시지라는 점에서 주목을 끌었다. 이 회장이 해외 사업장에서 그룹 주요 경영진과 계열사 대표들이 참석한 글로벌 경영전략회의를 주재한 것은 2012년 베트남과 중국에 이어 6년 만이었다.

올해 첫 글로벌 현장경영 행선지는 일본이었다. 이 회장은 지난 설 연휴 일본으로 건너가 글로벌 경영전략회의를 주재하고 주요 사업에 대한 보고를 받았다. 동남아시아가 아닌 일본을 올해 첫 해외 출장지로 택한 것은 CJ의 해외 사업에서 비중이 높지 않지만 글로벌 시장에서 1등을 달성하기 위한 필수적인 전략지라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관측된다.

CJ는 일본에서 식품ㆍENM을 중심으로 물류ㆍ바이오사업을 펼치고 있다. 현지 사업장을 둘러본 후 이 회장은 "제3의 한류 열풍으로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며 "CJ그룹이 K-라이프 스타일 확산을 선도해 대한민국의 국격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CJ그룹 관계자는 "이 회장의 향후 현장경영 계획은 정해지지 않았으나 목표달성을 위한 글로벌 성장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해인만큼 올해 해외 출장이 늘어날 수 있다"고 귀띔했다.

이선애 기자 lsa@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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