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 회복 시그널…거제 아파트에 '봄볕'

4년 하락·보합세 스톱
이달 3주 연속 오름세
지난주 0.31% 상승률 톱
작년 조선 수주물량 1위
경기회복 기대감 완연
외부 투자수요도 유입

[아시아경제 박민규 기자] 장기 침체에 빠졌던 국내 조선산업이 다시 기지개를 켜면서 국내 조선업 중심지인 경남 거제시 부동산시장도 반등세를 보이고 있다.

26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거제시 아파트 매매가격 주간 변동률은 지난주 0.31%로 전국 상승률 1위를 기록했다. 거제시 아파트값은 이달 들어서만 0.49% 오르며 전남 광양시(0.82%)에 이어 전국 2위를 나타냈다. 경남 주요 지역 가운데 아파트값이 오르는 곳은 거제시가 유일한 상황이다.

거제시는 지난해 아파트값이 24.23% 폭락하며 전국에서 가장 많이 떨어졌던 곳이다. 지난해 아파트값 하락률 2위인 울산 동구(-14.43%)와도 10%포인트가량 격차를 보였다.

2015년 2월16일부터 4년여간 줄곧 하락 및 보합을 이어왔던 거제시 아파트값은 지난 4일 0.03%로 상승 전환한 뒤 3주 연속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보합을 제외하고 순수하게 하락한 기간만 따지면 2016년 3월14일부터 지난달까지 약 3년간 내림세였다. 지역 경제 기반산업인 조선업 경기가 악화되자 지역 경제가 무너지고 인구가 빠져나가면서 부동산시장도 동반 침체에 빠졌던 탓이다. 그러던 것이 지난해부터 세계 조선 경기가 살아날 조짐을 보이기 시작하면서 꽁꽁 얼어붙었던 국내 조선산업에도 다시 볕이 들자 거제시 아파트값도 반등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우리나라 조선 수주 물량이 세계 1위를 기록하면서 조선 경기가 저점을 찍고 살아날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영국 조선·해운 분석기관인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 조선사들의 선박 수주 실적은 1263만CGT(표준화물선 환산 t수)로 집계됐다. 2011년 이후 7년 만에 중국을 제치고 세계 1위 자리를 되찾은 것이다. 지난해 전체 선박 발주량 2860만CGT의 44.2%를 한국이 점유하며 기존 최고 점유율인 2011년 40.3%도 뛰어넘었다.

이처럼 조선 경기가 다시 호황기로 접어들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면서 지난해 하반기부터 거제시 부동산시장에 외부 투자 수요가 몰리고 있다. 실제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거제시 아파트 매매거래 중 관할 시도가 아닌 외부 거래 비중은 지난해 상반기 14.5%에 불과했으나 하반기 들어 40.3%로 껑충 뛰었다. 비중뿐 아니라 외지인 매매거래 건수도 지난해 상반기 186건에서 하반기 705건으로 4배 가까이 늘어났다.

감정원 관계자는 “지난해 우리나라가 세계 조선 수주 물량 1위를 기록하는 등 조선 경기가 저점을 찍고 회복될 것이란 전망이 확산되고 있다”며 “이 영향으로 외부 투자 수요들이 지난해 하반기부터 거제시로 유입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민규 기자 yushin@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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