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걸린 노모의 금반지...양천구 환경공무관에 의해 아들 품으로..

[아시아경제 박종일 기자] 양천구(구청장 김수영) 재활용선별장에서 폐기물 분리작업을 하던 환경공무관 김모씨가 200여만 원 상당의 금반지 4개와 도장 8개가 들어있는 주머니의 주인을 찾아준 선행이 알려져 훈훈함을 더하고 있다.

양천구청 소속 환경공무관인 김 모씨(55)는 지난 11일 오전 11시30분경 목동 재활용선별장 클린센터에서 여느 때와 같이 폐기물 분리작업을 하고 있었다.

그 중 대형폐기물로 반입된 의료기 매트의 부피를 줄이기 위해 분리하던 김 씨는 매트 옆 주머니가 불룩 튀어나와 있는 것을 발견했다.

궁금한 마음에 열어본 주머니 안에는 금반지 4개와 도장 8개가 들어있었다.

오래된 옥반지를 보자마자 김 씨는 시골에 계신 어머님의 얼굴이 떠올랐다. 어머님과 비슷한 연배의 어르신이 물건을 잃어버리고 애타게 찾고 계시지는 않을까 하는 마음에 조금이라도 빨리 주인을 찾아주고 싶었던 김 씨는 곧 바로 양천구청 청소행정과에 분실물을 습득한 사실을 알렸다.

청소행정과 담당자가 물건의 주인을 찾기 위해 대형폐기물 배출내역을 확인, 대행업체에 수소문한 결과 해당 분실물은 신월5동에 거주하는 김 모 어르신의 것이었다.

어머님의 물건을 습득했다는 연락을 받고 황급히 찾아온 김 모 어르신의 장남 황기호 씨는 “어머님께서 소중하게 여기시던 물건이라 혹시 잃어버릴까 하는 마음에 매트 안에 넣어두신 것 같다. 지금 어머니께서는 치매로 요양원에서 치료받고 계신데 어쩌면 아무도 모른 채로 잃어버릴 수 있었던 어머님의 물건을 이렇게 찾아주셔서 정말 기쁘고, 물건을 찾아주신 환경공무관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감사 인사를 받은 김 씨는 “주위에서 정말 많이 칭찬을 해주시는데 칭찬받을 일이 아니라 당연한 일을 했다고 생각한다. 양천구 환경공무관이라면 누구라도 저처럼 행동하셨을 것”이라고 말했다.

양천구는 김 씨의 선행을 널리 알리고 본보기로 삼고자 올 연말 김 씨에게 모범 환경공무관 표창을 할 계획이다.

김 씨를 비롯한 양천구 환경공무관들은 꾸준한 선행을 펼치고 있다. 평소 가로 청소를 하며 수집한 고철, 폐지 등을 판매한 대금을 모아 어려운 이웃들에게 5년째 전달하고 있다.

또 지난해 12월에는 백미 600kg을 불우이웃돕기 성품으로 기탁하기도 했다.

환경공무원 김모씨(왼쪽)이 황기호씨에게 물건을 전달하는 모습

박종일 기자 dream@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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