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랑이 등' 올라탄 한국당, 黃-羅 '우클릭' 경쟁의 이유

한국당, 좌파 독재 사회주의 '이념 구호' 봇물…정당 지지율은 상승, 중도 외연 확장에는 부담

[아시아경제 류정민 기자, 전진영 수습기자] 자유한국당이 2·27 전당대회 이후 '우클릭 정치'의 전선을 확대하고 있다. 앞서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전대 과정에서 극우정치 곁눈질에 대해 경고했지만 '이념 구호'가 봇물처럼 터져 나오고 있다. 중심에는 황교안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가 있다.

황 대표는 18일 열린 '국회의원·당협위원장 비상 연석회의'에서 여당의 쟁점 입법 추진에 대해 "좌파 독재의 수명을 연장하기 위한 쿠데타"라고 주장했다. 앞서 황 대표는 지난 14일 국회 토론회에서 한국 자체 핵무장론에 대해 "우리 현실을 감안하면 무조건 접어놓을 수만도 없는 일"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나 원내대표는 '김정은 수석대변인' 발언에 이어 '반민족위특별조사위원회(반민특위)' 발언까지 이슈 몰이를 이어가고 있다. 나 원내대표 발언에는 '독재'라는 단어가 자주 등장한다. 나 원내대표는 18일 비상 연석회의에서 "의회가 좌파연합 의회가 되면 이 정권에서 일어나는 사회주의 경제정책, 안보해체에 이어 자유민주주의를 지킬 수 없는 지경에 이른다"고 주장했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18일 국회에서 '좌파독재 저지 국회의원 및 당협위원장 비상 연석회의'에 참석,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윤동주 기자 doso7@

한국당 지도부의 우클릭 행보 효과는 정당 지지율 변화로 나타나고 있다. 18일 리얼미터에 따르면 YTN 의뢰를 받아 지난 11∼15일 전국 유권자 2517명을 대상으로 유·무선 전화 여론조사를 벌인 결과 한국당 지지율은 1.3%포인트 오른 31.7%다. 더불어민주당 지지율은 0.6%포인트 하락한 36.6%다.

야당이 대여 투쟁을 강화하는 것은 '집토끼 전략'의 유용성 때문이다. 당의 전면적 쇄신과 중도 외연 확대를 위한 노력, 새 인물 수혈 등이 수권정당으로 가는 '어음'이라면 당 지지층이 환호할 강성 발언은 곧바로 효과를 볼 수 있는 '현찰'에 가깝다.

최창렬 용인대 교양학부 교수는 "한국당은 의도적으로 좌파 프레임으로 집권 세력을 공격하고 있다"면서 "편 가르기가 한국정치에는 먹히니까 이를 통해 지지층을 모으겠다는 심산"이라고 분석했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 등 소속 의원들과 당협위원장들이 18일 국회에서 '좌파독재 저지 국회의원 및 당협위원장 비상 연석회의'에 참석,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윤동주 기자 doso7@

한국당 지지율 상승의 이면을 주목해야 한다는 시선도 있다. 실제로 내년 수도권 총선과 관련해 위기신호가 감지되고 있다. 한국갤럽이 지난 12∼14일 전국 성인 1004명을 대상으로 3월 2주 차 유·무선 전화 여론조사를 벌인 결과 서울 정당 지지율은 민주당 39%, 한국당 17%로 나타났다. 3월 1주 차 조사 때는 서울에서 민주당 32%, 한국당 19%로 조사된 바 있다. 한국갤럽과 리얼미터 여론조사의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고.

정치권 안팎에서 한국당의 최근 행보에 주목하는 이유는 보수정당의 검증된 선거 승리 공식과 상반된 행보이기 때문이다. 한국당이 중도 외연 확장보다는 우클릭에 집중하는 것을 놓고 황 대표와 나 원내대표의 '스포트라이트 경쟁'으로 바라보는 시선도 있다. 앞으로 전개될 정국 구도 변화 과정에서 보수 정치의 주도권을 쥐려는 중장기 포석이라는 얘기다.

김윤철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는 "그동안 중도 보수의 지지를 토대로 한국당이 집권할 수 있었는데 지금의 행보는 이와 다르다"면서 "당내 세력관계에서 주도권을 잡는 용도로 활용할 수는 있지만 중도 표심을 잡는 데는 좋게 작용할 수 없다"고 진단했다.

류정민 기자 jmryu@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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