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 보존과학 선구자 이태녕 교수 별세

[아시아경제 이종길 기자]문화재 보존과학의 선구자인 이태녕 서울대 화학교육과 명예교수가 지난 4일 오후 별세했다. 향년 95세. 고인은 한국문화재보존과학회의 설립자다. 1991년에 초대 회장이 됐고, 그 뒤 명예회장으로 위촉됐다. 1956년에 찾은 공주 송산리 6호분이 습기가 많은 시기에도 건조한 것에 의문을 가지면서 문화재와 인연을 맺었다. 그는 묘실 바닥에 설치된 배수로가 습도 조절을 하는 제습기라는 사실을 알아냈다.

그 전까지는 화학자로 유명했다. 서울대 문리대 화학과를 졸업하고, 미국에서 공부한 뒤 모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서울대 화학교육과 교수로 임명돼 후학을 양성하면서도 문화재에 관심을 기울여 국제문화재보존복구연구센터(ICCROM) 이사·부의장과 문화재위원을 지냈다. 아울러 합천 해인사 팔만대장경 장경판전과 장경판을 분석한 뒤 학술연구 보고서를 펴내 이 유물들이 각각 세계유산과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되는 데 기여했다.

고인은 외국 학계와 교류하며 문화재 보존과학 윤리와 철학을 국내에 소개했다. 2016년에는 국립중앙박물관 보존과학부가 설립 40주년을 맞아 기획한 특별전에서 보존과학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대한화학회 부회장과 대한생화학회 이사를 역임했으며, 국민훈장 석류장과 동백장 등을 수상했다. 유족으로는 부인 권하자씨와 아들 경무(충북대 의대 교수)씨, 딸 미경(전 KT&G 선임연구원)·선경(국민대 예술대 교수)·희경(전 국민대 교수)씨가 있다. 빈소는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이며, 발인은 9일 오전 6시30분이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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