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민 불회부' 공항체류 두 달째…'루렌도 가족 건강상태 악화'

가족 대리하는 이상현 변호사

"면밀한 조사 의문" 다음 달 '불회부' 취소 소송 첫 공판
난민 받아들이는 것 도의적 차원
안타까운 상황 잘 해결되길

이상현 사단법인 두루 변호사.

[아시아경제 이관주 기자, 이춘희 수습기자] 인천국제공항 면세구역에서 두 달째 노숙 중인 앙골라 국적 루렌도(47)씨 가족의 건강상태가 상당히 악화된 것으로 전해졌다.

루렌도씨 가족을 대리하고 있는 사단법인 두루 이상현 변호사는 27일 아시아경제와 인터뷰에서 "병명을 밝히긴 어렵지만 루렌도씨 부인의 건강이 좋지 않아 긴급상륙허가를 받고 최근 서울 녹색병원에서 진료를 받았다"며 "루렌도씨는 메스꺼움 증상을 보이고, 아이들도 피부가 좋지 않은 상태"라고 전했다.

루렌도씨와 부인, 자녀 등 가족 6명은 지난해 12월28일 관광비자로 한국에 도착해 난민인정회부 심사를 신청했으나 '불회부' 결정을 통보받고 인천공항에 체류 중이다. 콩고 출신인 루렌도씨 가족은 앙골라로 이주했으나, 앙골라 당국의 콩고이민자 추방으로 위협을 느껴 한국행을 결심했다.

이 변호사는 "공항 면세구역 출입이 어렵고 긴급한 경우에만 잠시 입국이 가능한 긴급상륙허가도 절차가 까다롭다"며 "우선은 의사가 왕진할 수 있도록 법무부와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루렌도씨 가족은 이 변호사의 도움을 받아 불회부 처분 취소소송을 인천지법에 제기했다. 첫 공판기일은 다음 달 7일로 잡혔다. 이 변호사는 "해당 국가의 역사와 현재 정치 상황, 신청자의 인생 등 다양한 측면을 고려해야 하는데, 당국이 그만큼 면밀히 조사해 판단을 내렸는지는 의문이 있다"고 소송을 제기한 배경을 설명했다.

이 변호사는 사회적으로 논란이 거센 난민 인정 문제에 대해서도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그는 "우리나라도 일제강점기, 전쟁, 군사정권 치하에서 난민이 발생했던 나라"라며 "반대의 상황이 되어 외국으로부터 난민을 받아들이는 것은 도의적 차원에서 옳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이 변호사는 "아직 해맑은 아이들이 공항에 있다. 안타까운 상황이 잘 해결됐으면 한다"는 소망을 전했다.

이관주 기자 leekj5@asiae.co.kr이춘희 수습기자 spring@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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