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 인정한 '관리의 申', 위기의 국대 선수촌 구원투수로

신치용 전 남자배구 감독, 신임 국가대표 선수촌장 부임
'코트의 제갈공명' 불리며 삼성 배구단 전성기 이끌어
"체육계 위한 마지막 봉사"

신치용 신임 진천선수촌장/김현민 기자 kimhyun81@

[아시아경제 김흥순 기자] "신 감독, 뉴스를 보니 '지도자로 복귀할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옵디다. 공연히 제자들하고 경쟁하면서 부대끼지 말고 마지막 봉사라는 마음으로 국가대표 선수촌에 가세요. 꼭 어울리는 임무 같습니다."

8일 연락이 닿은 신치용 전 남자배구 감독(사진)은 은퇴한 삼성화재 사장단과의 최근 모임에서 나온 에피소드를 들려줬다. 그가 신임 국가대표 선수촌장에 내정된 사실이 알려진 뒤 전 대표들이 부임을 적극 권했다는 내용이었다.

대한체육회는 7일 엘리트 체육의 산실로 불리는 충북 진천선수촌의 새 촌장으로 그를 선임했다. 신 촌장은 "제안을 받고 고심했지만 힘든 환경에서 고생하는 국가대표 선수와 지도자들이 지탄받는 모습을 외면할 수 없었다"며 "체육계를 위한 마지막 봉사라고 생각해 설 연휴를 앞두고 마음을 정했다"고 말했다.

그가 결심하기까지 가족은 물론 삼성화재 전임 대표들의 권유도 한몫을 했다. 신 촌장은 1995년부터 20년간 남자 프로배구 삼성화재의 감독으로 일하면서 구단주였던 전 대표들과 인연을 맺었고, 지금도 정례 모임을 한다.

신 촌장은 삼성에서 선수단 관리와 성과를 내는데 뛰어난 지도자로 정평이 났다. 매일 오전 6시부터 시작하는 팀 훈련을 위해 가장 먼저 코트에 나가고 선수들의 식단과 간식, 생활 패턴까지 엄격하게 챙겼다. 겸손과 헌신, 기본, 원칙을 내세우면서 자기 절제에도 철저했다. 이를 바탕으로 실업리그를 포함해 19시즌 연속 팀을 챔피언결정전에 올리고, 슈퍼리그와 V리그에서 17차례 우승했다. 감독에서 물러난 뒤에는 삼성화재 단장을 맡았고 제일기획 스포츠구단 운영담당 부사장에 올라 임원까지 역임했다.

"지도자부터 솔선수범해야 한다"는 그의 신념이 위기에 직면한 국가대표 선수촌을 탈바꿈하는데 적임이라는 평가를 받은 것이다. 신 촌장은 "체육계에 불미스러운 일들이 발생해 죄송하고 면목이 없다"면서도 "대다수 지도자와 선수들은 여전히 국가대표의 명예를 걸고 묵묵히 땀 흘리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선수촌을 둘러보니 다들 사기가 크게 떨어진 것 같다"며 "고충을 듣고 현안을 파악해 국민 눈높이에 맞는 훈련 환경을 만들어가겠다"고 덧붙였다.

국가대표 선수촌은 그에게 뜻 깊은 장소다. 태릉 시절인 1991년 코치로 처음 입촌했고 남자 배구대표팀 감독으로 2002년 부산,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을 준비하면서도 선수촌 생활을 했다. 농구 국가대표를 지낸 아내 전미애 씨를 비롯해 사위 박철우 선수(배구), 둘째 딸 신혜인 씨(농구)도 경기인이다.

신 촌장은 "새로운 도전을 만류하던 가족들도 촌장 부임은 모두 지지했다"며 "그만큼 엘리트 체육계의 상심이 크다고 느껴져 책임감이 무겁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구단이든 선수촌이든 체육계도 구성원인 '사람'과 이들의 '마음가짐'이 가장 중요하다"면서 "기본과 원칙이 바로 서는 선수촌으로 거듭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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