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조어사전] 노노간병(老老看病) - 노인이 노인을 부양하는 시대의 그늘

고령사회 진입과 함께 노인 치매인구 증가로 인한 노노간병 가구가 점차 늘어나면서 돌봄의 사회화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사진 = 게티이미지뱅크

[아시아경제 김희윤 기자] 2016년 일본 NHK 다큐멘터리 ‘나는 가족을 죽였다’는 개호(介護, 노인수발) 살인 당사자 11명의 슬프지만 냉혹한 목소리를 담아내 방영 후 논란의 중심에 선 바 있다. 우리나라보다 먼저 초고령사회에 진입한 일본은 과거 가족이 노부모를 당연히 돌봐야 한다는 개호 의식이 보편화 됐었지만, 이내 그 기간이 길어지고 경제적 부담이 커지게 되자 개호 살인, 개호 자살이 급증하게 됐다. 다큐에 출연한 85세 남성은 자신의 아내를 살해한 이유를 묻자 “내 몸도 성치 않은데 아내를 일으킬 때마다 허리는 아팠고, 내가 언제까지 살지 모르는 상황에 혹여 먼저 떠나기라도 한다면 아내가 얼마나 불쌍할까 늘 걱정했다”며 “자식에게 폐 끼치고 싶지 않았고, 간병 생활의 출구도 보이지 않았다”고 담담하게 말했다.노노간병(老老看病)은 노년의 배우자 또는 노년의 자녀가 노인 환자를 돌보는 것을 지칭하는 말로, 저출산 고령화가 가속화되면서 생겨난 단어이다. 자택 간병인구의 54.7%가 노노간병인 일본은 일찍부터 이로 인한 살인과 자살, 학대 사건이 사회적 문제로 대두돼 국가가 직접 해결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65세 노인 10명 중 1명이 치매를 앓는 대한민국의 근미래 풍경인 일본의 현실은 우리 사회 내부에서도 ‘돌봄의 사회화’ 필요성을 강력하게 시사하고 있다.김희윤 기자 film4h@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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