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윤기자
국내 화장실 전문가인 광운대학교 환경공학과 이장훈 교수. 사진 = 최종화 PD
아직도 외부 공용화장실 이용 시 휴지를 휴지통에 버려달라는 안내문구를 자주 마주할 수 있다. 사진 = 김희윤 기자
- 생활악취연구소장으로도 활동하고 있는데, 화장실에서 발생하는 악취의 원인과 해결 방법에는 어떤 것이 있는지 설명한다면?▲ 본인 집에서 혼자 작은 화장실을 이용할 때와 공중화장실에서 이용할 때가 같아야 하는데, 유독 공중화장실에서 냄새가 많이 난다는 인식이 있었다. 실제로 악취측정을 해보면 가장 냄새가 많이 발생하는 건 실제 배변, 배뇨 활동을 하는 순간. 내 몸에서 분뇨 오수가 나갈 때이다. 그다음 이를 뒤처리한 휴지를 휴지통에 버리는데, 이게 쌓여서 분변이 묻은 휴지로부터 굉장히 냄새가 많이 나게 된다. 그간 공중화장실 악취의 원인은 분뇨 잔여물이 쌓인 휴지통이라고 보면 된다.-쓰레기통 없는 화장실 대중화에 공로가 큰 것으로 알고 있다. 화장실에서 쓰레기통이 없어진 것은 어떤 의미가 있는가?▲ 전 세계 230여 개 국가 중 공중화장실에 휴지통을 놓고 쓰는 나라가 얼마나 되는지 먼저 살펴보자. 거의 없다. 중국 일부, 브라질, 멕시코 일부, 인도…몇 나라 안 된다. 나머지는 휴지는 사용 즉시 변기에 버린다. 서양 문화는 분과 뇨를 그냥 버리는 문화였고, 우리는 모으는 문화였다. 퇴비를 만들기 위해 분뇨를 모으는 과정에서 휴지나 닦는 물질은 협잡물이 된다. 그래서 따로 휴지통을 놓고 모으게 된 거다.우리나라 변기 밑 배관 크기가 10cm다. 미국도 10cm, 일본은 6.5~7.5cm다. 그런데 미국이나 일본은 변기가 잘 안 막힌다. 심지어 우리는 수직형으로 배관이 내려가고 일본은 수평형으로 내려가게 배관 형태가 돼 있다. 그런데 변기는 우리나라가 훨씬 더 잘 막힌다. 이론상 일본이 더 잘 막혀야 하지 않는가? 더러운 것이나 내 것이 아닌 것을 옳게 쓰는 문화, 공중도덕·에티켓이 우리가 조금 부족한 탓이다. 우리는 ‘공중’이라고 하면 내 것이 아니라는 개념이 더 앞서있는데, 외국은 그 반대 인식이 철저하다.그리고 병원 화장실이 아직 공중화장실로 지정이 안 됐다. 그래서 많은 병원 화장실에 아직도 휴지통이 놓여있는데, 병원이란 공간이 환자들이 많은 공간 아닌가. 어떤 환자가 배변 활동을 하고, 그 분변이 뭍은 휴지가 휴지통에 모여 있으면 악취뿐만 아니라 병원균성 세균이 퍼지기 십상이다. 그렇기 때문에 병원 화장실도 공중화장실 지정이 시급한 상황이다.-‘아름다운 화장실’ 심사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는데, 이번 공모에서 가장 중점을 둔 심사기준은 무엇이었나?▲ 금년 공모에는 77개 화장실이 응모했는데 1차 사진 심사를 통해 45개를 선정해 현장 방문 심사를 진행했다. 거의 점수 차가 1점 이내일 정도로 공중화장실 수준이 그만큼 향상됐다.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은 ‘많은 사람이 한꺼번에 이용함에 있어 불편함이 없는지’였다. 많은 사람이 이용할 때 그분들 마음 하나하나가 급한데, 그 급한 사람이 불만이 없어야 좋은 화장실이다. 이를 충족하기에 부족하지 않게끔 노력하는 화장실. 다 맞출 수는 없지만, 접근 방법이나 제공의 편리성, 그리고 몰카나 노출 문제를 염두에 둔 안정성에 특히 집중해서 평가했다.김희윤 기자 film4h@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